(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도 지속하면서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고용지표 부진으로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노동부는 11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15만5천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수정치인 23만7천 명은 물론 시장의 전망치인 19만8천 명보다 큰 폭 적은 수준이다.

실업률은 지난달과 같은 3.7%를, 시간당 임금의 지난해 대비 증가율은 전월과 같은 3.1%를 유지했다.

고용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지만, 향후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공포도 다시 커졌다.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낙관적일 발언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지만,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 소식 등으로 무역 긴장 우려는 지속됐다.

미국 연방 검찰이 중국 정부와 연관된 해커들을 기소할 것이란 보도도 더해지면서 양국의 마찰 우려가 더욱 확산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 외 다른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상무부는 10월 도매재고가 전달 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7% 증가였다.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7.5로, 전월 확정치인 97.5에서 변동이 없었다. WSJ의 전망 집계치인 97.0은 웃돌았다.

연준은 미국의 10월 소비자신용(계절 조정치, 부동산 대출 제외)이 전달 대비 253억8천만 달러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연율로는 7.73%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50억 달러 증가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증가율은 11개월래 최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8.72포인트(2.24%) 급락한 24,388.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2.87포인트(2.33%) 하락한 2,633.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9.01포인트(3.05%) 급락한 6,969.2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4.5% 내렸다. S&P 500 지수는 4.6%, 나스닥은 4.9% 급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11월 비농업 고용지표와 산유국 감산 결정, 미·중 간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예상보다 부진한 지표 발표 직후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고용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전환될 것이란 기대가 우선 반영됐다.

이에따라 주요 지수는 장초반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고 가파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고용지표 부진으로 향후 미국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우위를 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했다.

양측 당국자들은 낙관적일 발언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지만,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 소식 등으로 시장의 우려는 커졌다.

이날은 미국 연방 검찰이 중국 정부와 연관된 해커들을 기소할 것이란 보도도 더해지면서 양국의 마찰 우려가 더욱 확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과 연관된 해커들이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프로그램에 몇 년간 접근해 고객들의 정보에 접근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만약 무역협상과 관련해 견고하고 좋은 진전이 이뤄진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인 관세 유예 협상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화웨이 CFO가 체포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해 에너지주도 다른 섹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이날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가 3.75% 하락했고, 보잉도 2.6% 내렸다.

업종별로는 0.4% 오른 유틸리티를 제외하고 전 업종이 내렸다. 기술주가 3.53% 급락했고, 임의 소비재도 3.08% 내렸다. 에너지주는 0.64%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우려했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아테이 수석 투자 담당자는 "머리기사에 매우 민감한 시기로 전환됐다"며 "누구도 어느 길이 오르막이고, 어느 길이 내리막길인지 알지 못하는 시기에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4.9%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36% 상승한 23.2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1bp 내린 2.851%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7일 이후 최저치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초반 2.90%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주 초부터 심리적으로 중요한 3%대를 내줬다. 이번 주 16.4bp 급락하며 최근 3년 이상 동안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8일에 기록한 7년래 최고치인 3.232%에서 한 달 만에 가파르게 하락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계속되는 상승에 대한 반발로 하락세로 출발했던 미 국채시장은 고용지표 발표 후 낙폭을 줄이다 오후 들어 상승 반전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관심을 끈 고용은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다.

고용지표가 비교적 완화적이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초 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힘을 실었다.

오는 18~19일 연준은 FOMC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에 '관망' 접근 신호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오후 들어 주식시장이 낙폭을 키우자 국채수익률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 국채시장은 지난 몇 주간 주식시장 불안에 따라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PGIM 채권의 나탄 시츠 수석 경제학자는 "고용보고서가 미지근해 경제가 튼튼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았다"며 "연준이 더 비둘기적으로 변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증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댄 물홀랜드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이번 달에는 연준이 변하지 않겠지만, 향후에는 더 유연한 접근에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다시 생겨난 점은 상승을 제한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등 산유국들이 하루 120만 배럴의 감산에 합의하며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유가는 채권시장이 단기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지표로 자주 사용된다.

그동안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퍼졌다. 이는 이른바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62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707엔보다 0.080엔(0.07%)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10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819달러보다 0.00290달러(0.25%)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5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27엔보다 0.25엔(0.19%)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14% 내린 96.595를 기록했다. 이번 주 0.61%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요소인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며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비교적 완화적인 고용지표는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춘다. 연준은 오는 18~19일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12월에 금리를 인상하겠지만, 내년 금리 인상 강도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웰스파고 증권의 닉 베넨브록 외환 전략 대표는 "고용보고서에도 연준은 12월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향후 연준의 긴축 속도에 대한 논쟁은 더 가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에 '관망' 접근 신호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통화정책이 더욱 지표 의존적으로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는 등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였다.

오랜 기간 금리 인상을 반대해왔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현 수준의 정책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최근 잇따른 경제 지표 부진에 시장은 내년 하반기 미국 경제 둔화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도 줄며 달러는 이번 주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는 장 초반 뉴욕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며 위험 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는 소폭 강세였지만, 결국 약세로 돌아섰다. 증시는 하락 반전해 큰 폭 떨어졌다.

코메르츠방크의 율리치 루트만 외환 전략가는 "미국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늘어남에 따라 달러는 새로운 압력에 놓이게 됐다"며 "달러가 현재 수준에서 대폭 약해지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글로벌 경제 우려 역시 커지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크의 바트 와카바야시 매니저는 "연준의 가이던스가 국채수익률과 주식시장 움직임의 키가 될 것"이라며 "외환시장은 당장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달러는 이번 주 꾸준히 올라 1.14달러대를 회복했다.

BMO 캐피털의 스테판 갈로 유럽 외환 전략가는 "중기적으로 유로 약세 견해를 유지하지만, 상당한 악재가 이미 유로에 반영됐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갈로 전략가는 "성장률 숫자가 부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다음주 ECB는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완전한 자산매입 종료를 발표하거나 3개월을 연장하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2달러(2.2%) 상승한 52.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3%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결정, 미국 고용지표 및 증시 동향 등을 주시했다.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례회동에서 내년 1월부터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을 단행키로 합의했다.

OPEC 회원국은 하루평균 80만 배럴을 감축한다.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은 하루평균 40만 배럴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국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평균 25만 배럴을 감산키로 했다. 러시아는 이보다 소폭 적은 23만 배럴을 줄인다고 WSJ은 전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사우디의 산유량이 이번 달 1천70만 배럴에서 내년 1월에는 1천2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 산유국들이 감산 규모를 결정하지 못한 가운데, 하루평균 100만 배럴 감산에 그칠 것이란 언급도 나온 것과 비교해서는 감산 규모가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가 감산 규모를 늘리기로 하면서 이런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감산 규모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게 결정되면서 시장도 안도했다.

우드맥킨지는 이번 감산 결정으로 내년 3분기까지 시장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선 위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드맥킨지는 특히 "산유국들이 미국의 가파른 생산 증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원유채굴장비가 큰 폭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10개 줄어든 877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투자가 위축돼 유가 상승 폭은 제한됐다.

이에따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한 때 650포인트가량 내리는 등 큰 불안을 노출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감산 규모가 작지는 않은 만큼 유가 하락세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원자재 시장 전략 대표는 "감산 규모가 내년 초 글로벌 원유 재고 증가를 완벽하게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도 "하지만 수급 불균형이 더 커지는 우려는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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