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3~7일) 뉴욕증시는 미국 경기의 둔화 우려가 거세진 데 따라 하락 우위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를 통한 미국 경제 상황 진단에도 민감도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투표 등 대외적인 정치 불확실성도 시장을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증시 투자심리를 본격적으로 짓누르기 시작했다.

지난주 미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했고, 장단기 금리 차는 더욱 줄었다. 특히 2, 3년물과 5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 불안을 자극했다.

단기 금리 역전을 두고 수급 요인 등 다양한 배경이 거론되고 있지만, 향후 경기를 점치는 유력한 지표인 것은 분명한 만큼 우려가 커졌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통화정책을 예정했던 것보다 완화적으로 가져갈 것이란 신호를 보내고 있음에도 증시의 불안은 완화되지 못했다.

지난 7일에는 11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주요 지수는 장 초반 반짝 상승했지만, 결국 큰 폭 하락 마감했다.

연준의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서의 후퇴는 결국 경기둔화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란 불안도 팽배한 탓이다.

이에따라 주식에서 채권으로의 투자 전환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주도 미국의 경제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대기 중이다. 11월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 등이 나온다.

물가가 온건하다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전망은 더 공고해질 수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주 온건한 물가로 연준이 오는 12월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완화적 연준에 대한 기대는 기본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지만, 소매판매 등의 지표도 같이 악화한다면 경기둔화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기술적으로도 증시의 약세 지속 가능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주말 결국 '데드크로스'를 형성했다.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한 것으로 추세적인 약세장 시작의 신호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경기둔화 우려가 과장됐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경제 지표가 여전히 호조인 상황에서 미 국채금리의 하락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한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양국 정상의 무역전쟁 '휴전' 합의에도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소식, 미 당국이 중국 정부에 연관된 해커를 기소할 것이란 보도 등이 이어지며 불안이 다시 확산했다.

무역협상 불확실성 해소 없이 증시가 강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롯해 양국의 핵심 인사들이 대체로 낙관적 발언을 내놓고 있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 요인이다.

영국 브렉시트 문제도 이번 주 고비를 맞는다.

오는 11일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이 열린다. 합의안이 부결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표결 하루 전인 10일에는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영국이 일방적으로 브렉시트를 철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최종 판결한다. 앞서 ECJ 소속 법무관이 일방적인 철회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만큼 최종 판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에따라 금융시장에서는 하원 표결 부결과 국민투표 재실시가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올랐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단기적인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할 수 있다.

지난주 주요 지수는 미·중 무역전쟁 휴전 합의에도 무역전쟁 우려가 진정되지 못한 데다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급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 급락한 24,388.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6% 하락한 2,633.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 급락한 6,969.25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이번 주는 소매판매와 물가 지표가 핵심이다.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은 없다.

10일에는 10월 구인·이직 보고서와 11월 고용추세지수가 나온다.

11일에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12일에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11월 실질소득이 나온다.

13일에는 11월 수출입물가지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등이 발표된다.

14일에는 11월 소매판매와 11월 산업생산, 10월 기업재고, 12월 서비스업 및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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