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자일(Agile)은 '민첩한'이란 뜻을 가진 형용사로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문화를 뜻한다.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환경과 고객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 조직'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내년 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금융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사업 관련 각종 회의를 열 때 IT 실무자가 필수적으로 참석해 현장 의견을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프로젝트 중심 조직인 애자일 운영체계를 도입해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애자일 조직은 농협은행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디지털 R&D센터에도 적용된다.

농협은행은 양재동 IT센터 자리에 디지털 R&D센터 구축을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초 R&D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애자일 조직을 도입한 은행들도 새로운 조직문화 적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부터 애자일 조직을 운영하는 KB국민은행은 올해 스쿼드(소그룹) 조직을 24개로 확대했다.

국민은행은 스쿼드 조직을 통해 수익률 랭킹 게임 방식을 적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플레이 에셋'을 출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조직을 개편하면서 핀테크, 블록체인 등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미래금융그룹에 셀 조직을 만들었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는 셀 조직은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여러 셀을 합치거나 분리하는 등 조직 구성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나은행은 애자일 조직을 중심으로 다져온 디지털 문화를 은행 전반에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처럼 최근 은행권에 애자일 조직 도입이 활발한 이유는 빠른 실행력 없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는 정도가 심한 산업일수록 애자일 조직 전환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애자일 조직은 원래 IT 기업에서 처음 시도한 조직문화로 관리자층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며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은행권이 애자일 조직을 도입한다는 것은 은행들의 위기의식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부 노현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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