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박대양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은 내년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주식은 상승 폭이 제한적이며, 금리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박 CIO는 1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실적이 악화하고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작다"며 "애널리스트들이 내년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측하는데 회복하더라도 크게 떨어진 수준을 만회하는 정도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 전쟁과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등으로 기준 금리는 올리더라도 채권 금리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크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박 CIO는 달러-원 환율 흐름을 전망해볼 때 상반기는 상승세를 보이나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와 금리 차가 나게 되고, 중국이나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일어나면 달러 강세로 갈 수밖에 없다"며 "미·중 무역 전쟁이 잘 마무리되면 달러 약세요인이며, 하반기는 상반기보다는 더는 나빠지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박 CIO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내년까지 2~3회 올릴 것으로 봤으나, 우리나라는 쉽게 금리를 올리지 못해 금리 차가 벌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달을 포함해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2~3회 올리지만, 한국은행은 경기 둔화로 금리를 올리는 선택을 하기 쉽지 않다"며 "금리 차가 벌어지더라도 경상수지와 외환보유고가 충분해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박 CIO는 내년 눈여겨봐야 할 경제 지표로 장단기 금리 차와 미국의 부동산, 임금 지수, 중국의 신용 스프레드 등을 꼽았다.

그는 "미국이 이달 금리를 올리면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미국 투자를 견인한 것이 건설이었는데, 부동산이 꺾이면 경기 둔화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임금이 계속 상승하면 금리도 계속 올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기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며 "중국의 회사채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어 중국발 금융위기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 CIO는 내년 해외투자를 확대할 것이며, 자산을 사들이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6년 20%였던 해외투자 비중이 현재는 31% 정도며, 내년에는 3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내 주식을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은 보수적으로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둔다"며 "올해는 잘 파는 것이 중요했다면 내년은 자산을 잘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CIO는 올해 자산운용에서 채권과 대체투자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를 평가해보자면 채권과 대체투자는 'A' 점수를 주고 싶으나, 주식 투자 성적은 경기 상황 등으로 저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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