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주 금감원 송년회에서 조직 내 소통에 주력하며 여러 현안에서 본인의 소신을 강조했다.

매년 연말 '확대 연석회의'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금감원 송년회에서 윤 원장이 솔직한 뜻을 밝혀 부서장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가 돋보였다는 후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지난 7일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서 금감원 간부 및 부서장과 확대 연석회의를 갖고 간부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워크숍은 윤 원장 취임 이후 임원들과 국·실장 60명, 지역 지원장 11명뿐 아니라 해외사무소장 7명까지 포함해 전체 간부 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첫 행사다.

윤 원장은 이날 금융감독정책이 왜 필요한지에 관련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본인의 금융감독 철학과 금감원의 나아갈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윤 원장은 부서장들로부터 사전에 익명으로 받은 질문에 공개적으로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취임 7개월 차 금감원장으로서의 소회와 금융위원회와의 갈등, 조직개편·인사의 향방 등 평소 금감원 직원들이 원장에게 물어보기 조심스러웠던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윤 원장은 취임 7개월을 맞아 "원장이란 자리를 맡아보니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많아 힘들더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잘 해보려는 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금감원 예산을 놓고 대치 중인 금융위와의 관계에 관해서는 "금융위가 우리를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금융위와 금감원 각자의 입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전일 만나 서로 생각하는 바를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지난 6일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최 위원장과 만나 1시간가량 면담했다.

이어 윤 원장은 금감원 노동조합이 지난 3일 금융위 해체 등 감독체계 개편을 청와대에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또 윤 원장은 금감원 내 인사는 내년 2월쯤 마무리될 것이며, 인사 범위는 소폭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흥식 전 원장이 지난해 임원 전원을 교체한 만큼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팀장급 이상의 직원 수가 전체의 45%에 달하는 항아리형 인력구조와 이로 인한 인사 적체 등 금감원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페셜리스트(전문 검사역)' 직군 도입이 가장 나은 선택지라는 소신도 밝혔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에 익명으로 질문을 받은 만큼 간부들이 평소 윤 원장에게 궁금해했던 내용이 쏟아졌다"며 "윤 원장이 굉장히 솔직하게 답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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