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이 최근 급등하면서 5.20년 선에 근접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지난 7일 연기금이 보유한 채권의 듀레이션은 5.19년을 나타냈다.

듀레이션이란 채권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일컫는다.

올해 9월 10일 처음으로 5.00년 선을 넘어선 이 수치는 지난달 중순까지 5.08년 안팎 수준에 머물다가 이후 급등하며 5.20년 선을 눈앞에 두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연기금의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이 이처럼 상승한 이유는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로 해 연기금이 단기 채권 비중을 줄이고 장기 채권 비중을 확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등 일부 연기금이 금리 인상으로 단기물에서 평가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단기물을 처분하고 중장기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기금은 지난달 21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만기 1년 이하 채권을 2조6천452억 원, 만기 2년 이하 채권을 2천221억 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반면 만기 3년 이하 채권은 2천495억 원, 5년 이하 채권은 3천684억 원, 10년 이하 채권은 1조2천198억 원, 10년 초과 채권은 3천936억 원어치 사들이는 등 중장기 채권은 순매수했다.

국고채 50년물 등 초장기채 발행이 많아지면서 연기금들이 이에 맞춰 국고채 장기물 투자를 늘리는 것도 듀레이션 확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7일에는 레벨 부담으로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연기금 운용역들 사이에서 신규 발행 물량을 일부 매수해야 하는 입장이라는 언급이 나왔다.

연기금 운용역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초장기채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 전체의 듀레이션이 길어지는 데 이를 쫓아가지 않아 괴리가 발생하면 리스크관리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이달 7일 실시한 국고채 50년물(국고 02000-6809) 경쟁입찰에선 6천억 원이 1.950%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6천500억 원이 응찰해 108.3%의 응찰률을 보였다. 응찰금리는 1.500~2.100%에 분포했으며 부분낙찰률은 0%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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