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3분기 국내 증시가 외국인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된 가운데 셀트리온의 주식 대차 수수료가 수백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공매도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주식 대차 수수료까지 챙기는 기관과 외국인들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대차거래 수수료 수익은 5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에서 발생한 대차 수수료 수익은 아시아 증시 주요 종목 중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그만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대차거래에 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수년째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됐다는 이유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피 이전상장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등장과 롱숏펀드, 사모형 ARS(Absolute Return Swap·절대 수익추구형 스와프) 확대 등으로 외국인들은 물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 수요가 수년간 급증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들로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 국내 증시가 외국인 공매도 세력의 놀이터가 됐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하반기에 국내 증시가 부진하자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는 더욱 활발했다.

연초부터 10월까지 대차거래 체결 규모는 80조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5% 규모다.

올해 평균 코스피 대차잔고는 55조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4% 수준으로 2년 전 2%대였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커졌다.

코스피의 대차 수수료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대차거래 수수료가 70bp(1bp=0.01%) 홍콩은 140bp 내외인데, 우리나라는 400bp 정도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높은 공매도 수요로 대차거래 수수료 수익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특히 3분기 코스피 대차거래 수수료 수익은 1천400억원을 넘어서 1년 전과 비교해 70% 이상 급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국 숏베팅에 대한 대체재로 상대적으로 접근이 더 용이하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에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증시 변동성이 커 롱숏 트레이딩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며 "장기 투자하려는 개인들에게는 심리적인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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