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와 무역협상 문제는 '선 긋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 간의 무역협상 세부내용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무역 휴전의 디테일(세부 사항)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9일(현지시간) 관련 사항을 보도했다.



◇협상 내용 구체화

일부 전문가와 외신은 협상 직후 미국과 중국 측이 발표한 협상 결과에 미묘한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협상에 대한 양측의 이해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중국 측이 미국의 발표 내용을 하나둘씩 확정 발표하면서 정상 간 오간 협상 내용이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중국은 모두 양국이 향후 90일간 협상을 이어나가겠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한 상태다.

양측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 서비스의 수입을 대규모로 늘리는 데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중국이 수 주 안에 미국산 대두와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겠다는 발표를 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관료를 인용해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협상 직후인 2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줄이고 없애는 데(reduce and remove)'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오 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6일 중국이 농업제품과 에너지, 자동차 분야를 시작으로 주요 20개국(G20) 합의를 즉각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이 "추가 1조2천억 달러 상당의 추가 구매"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언제까지 이 같은 수입품 증가가 이뤄질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최근 중국이 향후 5년간 글로벌 서비스 수입을 2조5천억 달러 늘리겠다는 상무부의 보고서를 언급한 바 있다.

지식재산권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주말 중국으로부터 '아주 긍정적이고, 조짐이 좋은(promising) 성명'이 있다고 언급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중국의 기간 약 35개와 대법원이 "지식재산권 도난을 다루는 새로운 입법을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이 인용한 중국 관료들은 화웨이 사건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국 관료들에게 지난 1일 타결된 협상을 이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90일 협상 시한 연장 가능성

90일 무역협상의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측 관료들의 입장에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을 이끄는 미국 측 '포인트 맨'으로 지정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CBS 방송 인터뷰에서 무역협상 기간 연장 가능성을 부인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내 생각으로는 (90일이) 단호한 최종 시한(hard deadline)"이라며 90일 기간 동안 "만족스러운 해결(solution)을 얻지 못한다면"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은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커들로 NEC 위원장이 CNBC 인터뷰에서 "만약 좋은 움직임이 있고 좋은 조치가 있다면 대통령은 90일을 연장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쳤다"고 언급한 것과는 상반되는 발언이다.

WSJ은 이와 관련해 미국 측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강경 노선을 계속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무역협상에 대해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검증 가능하고, 모니터링 돼야 한다"면서 "지난 25년간 우리가 봐 온 것과 같은 모호한 약속일 수 없다"면서 협상은 구체적인 진전을 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만약 이뤄야 할 협상이 있다면, 우리는 (협상을) 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우리가 협상하길 원한다"고 협상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커들로 위원장도 협상에 관련해 "90일 안에 많은 성공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90일이 법정 시한이 아닌 이상 일각에서는 연장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화웨이 사태…美 관료들 '선 긋기'

한편,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지난 1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사법 당국에 체포된 것과 관련해서 미국 무역협상 관료들은 선을 그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화웨이 CFO의 체포는 미중 무역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화웨이는) 내가 작업하는 (무역협상) 어떤 것과 완전히 분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CFO의 체포는 사법 당국의 사안이고, 무역협상과는 완전히 별도의 건이라는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도 이와 관련 "화웨이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는 무역협상과 별개의 트랙에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와 미국 법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법을 어기고 캐나다 법을 어기면 그 결과에 값을 치러야 한다.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는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CNN에 "미·중 무역협상과 화웨이 딸 체포는 두 개의 별개 사안"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주말 간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와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화웨이 CFO의 체포에 관련된 강한 항의의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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