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4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자유인' 신분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 임명돼 1년 6개월을 보낸 그는 혁신성장을 국가적 어젠더(의제)로 던진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고용참사'로 불릴 정도로 악화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후임자인 홍남기 부총리가 이끌 2기 경제팀이 일자리와 소득분배 문제를 잘 해결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표시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1년 6개월을 부총리 임무에, 공직 전체로 보면 34년간 공직을 마치는 자리다"며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우리 기재부 직원에게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까지 내년 예산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김 부총리는 "아침에 왔더니 대통령께서 떡을 보내셨다"며 "기재부의 여러 노력에 대해 대통령께서 격려의 떡을 보내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고 이어갔다.

그는 "군인이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 가장 영예라면 공직자는 떠나는 날까지 할 일이 있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영광"이라며 "저는 복 받은 공직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임 중 보람 있었던 일에 대해 "혁신성장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면서 혁신성장을 우리 경제 큰 축의 하나로 어젠더화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대외 여러 위험요인에 대한 대처를 나름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정부에서 끌어온 구조조정 문제를 산업경쟁력 강화 장관회의 등을 통해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점도 보람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사령탑이었던 만큼 올해 들어 악화한 고용지표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올해 하반기부터 가슴에 숯검정을 안고 사는 것처럼 살았다"며 "일자리, 소득분배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여러 가지 상황과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2기팀이 이 문제에 천착해 좋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분분한 억측이 많다면서도 자신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제가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라며 "이임하게 되면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제게 주어진 자유와 빈 공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겠다"고 말했다.

퇴임하는 마당에 경제현안과 2기 경제팀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남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양한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구조적 문제를 딛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부총리는 재임 시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표현을 썼던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 사회의 모든 문제는 구조적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여러 가지 타협과 조정과 양보와 희생에 기반한 사회적 대타협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푸는 것이 정치다. 정치는 단순히 국회뿐만 아니라 우리사회구성원이 관여된 문제다"고 덧붙였다.

2기 경제팀에 대해서는 "홍남기 후임 부총리를 잘 안다. 같이 근무도 했다. 추진력이나 일에 대한 헌신, 이런 점에서는 대단한 특장을 가진 분"이라며 "특별히 첨언의 말을 붙이지 않아도 잘 할 것이라 믿는다"고만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 있는 혁신성장본부를 방문한다.

스스로 혁신성장의 전도사라 자임했던 만큼 마지막 점심은 혁신성장본부 직원들과 함께한다.

김 부총리는 차관, 실국장 등 간부들과 티타임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후 경기도에 있는 큰아들의 묘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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