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내년 중국증시 전망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예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일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 양상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중국 경제마저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어떤 부양책을 추가할지, 또 시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증시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하면서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중국증시가 이처럼 큰 폭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어 예상은 대부분 빗나갔다.

무역전쟁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이 과소평가한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년 중국증시는 90일 동안 이어질 예정인 미중간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 내년 中 성장률 6% 초반…최악의 시나리오 땐 5%대 추락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 때 중국의 성장률은 최대 1%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6.5%의 성장률을 기록해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를 나타낸 것이다.

UBS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는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관련 정책 긴축이 올해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지만, 관세 인상과 무역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내년 주된 역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무역전쟁이 심해지면 UBS는 중국의 내년 성장률은 5.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킨저 라우와 티머시 모이 애널리스트는 내년 중국 성장률을 6.2%로 제시했다. 중국 경제가 무역분쟁과 주택시장 둔화와 대규모 부채로 인한 국내적 역풍에 의한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 합의 후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은행은 보고서에서 무역협상이 재개되면서 "중국의 기업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2019년 성장률이 소폭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6.6%로 예상되는 중국이 성장률이 내년 6.3%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지만, 무역긴장이 궁극적으로 완화하면 내년 성장 궤도가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정상회담 이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6.4%에서 6.2%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미중 무역전쟁의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하면 즉, 미국이 관세율을 인상하고 중국이 보복조치에 나서면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중국 연간 경제성장률 추이>



◇ 변수는 中 부양책과 美 금리인상 횟수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지만,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투자심리를 고무시키고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중국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져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하면 주가가 급등하겠지만,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에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톰 투자디렉터는 "기업 전망을 살펴보면 아시아 전반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 증가율 컨센서스가 올해는 11%였고 내년에는 10%"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긴장이 완화해 모든 관세가 없어질 경우에도 중국은 "기업투자 심리 회복을 위해 상대적으로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2~3분기 내에 200~300bp 수준의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이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은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인상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하는 경우에는 매분기 100bp의 지준율 인하를 전망했다.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 횟수는 중국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큰 변수가 될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등에서 자금을 회수해 미국으로 몰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달 2015년 이후 아홉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2회에서 최대 4회까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T로우프라이스 인베스트먼트의 토머스 폴라우엑 아태 멀티에셋담당 헤드는 "인플레이션은 지금 우려가 되지 않고 있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여지를 주며, 이는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하이종합지수 일일차트>



◇ 극명하게 엇갈리는 증시 전망…바닥 치겠지만 반등은 '글쎄'

UBS와 씨틱증권, 모건스탠리 등은 정책 완화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내년 중국증시의 강세장을 전망했다.

그러나 교통은행과 선완홍위안은 내년에도 중국증시에 대한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통은행이 홍하오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이 정책적 도움으로 내년에 바닥을 치겠지만, 무역분쟁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역사적으로 A증시의 바닥 다지기는 1년 이상 지속됐다. 이 때문에 내년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를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 매니징디렉터는 주요 투자은행 가운데 올해 중국증시의 전망을 가장 정확하게 맞춘 바 있다.

지난해 12월 그는 상하이종합지수가 2,800~3,900선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지수는 2,449~3,587선 범위에서 움직였으나 3월 이후 3,3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홍 매니징디렉터는 상하이지수가 내년에 2,000~2,900선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 소재 증권사 선완홍위안은 본토에 상장된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내년에 7.9% 수준으로 올해의 12.5%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경제 펀더멘털 악화를 이유로 꼽았다.

이 증권사의 푸 징타오 스트래티지스트는 "2019년은 바닥 다지기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보다 하락 폭은 적을 것이며 시장은 구조적인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UBS의 가오 팅 스트래티지스트는 내년 말까지 CSI 300지수가 3,800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일 마감가 기준 20%가량 상승을 예상한 것이다. 지수는 상하이와 선전거래소 상위 300개 종목의 주가를 모은 것이다.

씨틱증권은 내년이 강세장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강세장은 3~5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국유개업 개혁을 가속화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면서 경제 성장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는 2분기부터 주가가 상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가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MSCI 차이나 지수가 내년 1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내년 1분기 말부터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면서 본토 A증시와 MSCI차이나 지수에 대해 '비중확대' 포지션을 권고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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