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은행권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주요 안건에서 노사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 따른 것으로, 올해 안에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 진행한 KB국민은행의 임단협 대표자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노사는 임금피크제 도입 이연과 점심시간 1시간 보장, 페이밴드 폐지, 기간제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출퇴근 기록시스템 설치, 미지급 시간외수당 등의 안건을 논의 테이블에 올렸지만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이외에도 임금피크제 도입 이연, 핵심성과지표(KPI) 제도 개선 등 주요 안건에서 이견을 보였다.

대표자 교섭이 최종 결렬된 데 따라 국민은행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내놓은 조정에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이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 수순을 밟게 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도 임단협이 결렬돼 파업 위기까지 갔다가 올해 2월 중노위 조정을 통해 2017년 임단협에 가까스로 합의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출신의 임금·복지제도 통합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하나은행 노사는 영업문화 개선과 관리자 급여 문제, 저임금 정규직 처우 개선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또 옛 외환은행에서 비롯된 제도인 준정년 특별퇴직제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복지 비용을 경비로 처리할지, 은행에서 기금을 낼지를 놓고도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교섭을 시작한 신한은행은 노조위원장 선거가 진행되며 임단협이 늦어지고 있다.

신한은행 5대 노조위원장 선거에는 6명의 후보가 이름을 올리며 역대 가장 많은 후보군이 등장했다.

현 노조 집행부가 두 번 연속 '집권'하면서 세대교체 요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노조는 오는 13일 결선투표를 진행할 예정으로, 투표 전까지는 임단협이 성과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임단협도 진행이 더딘 상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실무자교섭에 들어갔다. 대표자 교섭까지 진행된 국민은행 임단협에 비하면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우리은행 임단협은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산별교섭에서 합의한 대로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을 1년 연장해 만 56세에 시행하자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직원들의 희망퇴직 요구가 높다며 현행대로 만 55세에 시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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