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회장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 당국에 체포된 가운데 이에 따른 무역협상 차질이 우려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화웨이 사태에 따른 반미감정으로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탈선을 빚지 않게 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멍 CFO의 체포로 중국 내부에서 반미감정과 중국 국민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자칫 화웨이 건이 미국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져 추후 무역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담당 부서들은 화웨이 사태와 무역갈등은 무관한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화웨이 CFO의 체포는 미중 무역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화웨이는) 내가 작업하는 (무역협상) 어떤 것과 완전히 분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화웨이와 무역협상은) 우리에게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화웨이는) 사법에 관련된 것이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화웨이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는 무역협상과 별개의 트랙에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와 미국 법 문제"라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 역시 '무역 노선'(trade lane)과 '법 집행 노선'(law enforcement lane)을 구분하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는 멍 CFO의 체포에 반발하며 적극 항의하고 있으나 무역협상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멍 CFO의 체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에서도 무역협상에 관련해선 "(미중) 양측이 정산 간 이뤄진 합의를 실행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무역협상 주무부서인 상무부는 화웨이 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전문가들도 화웨이 사태가 무역협상에 차질을 빚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우리는 여전히 무역협상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멍 CFO 체포는 독립 사안이다. 무역이 더 큰 이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 주임은 추후 무역협상에서 화웨이 건이 협상 안건으로 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 디렉터는 중국이 화웨이 건으로 협상을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케네디 디렉터는 무역 대화가 개별 사안의 영향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하며 미중 무역협상이라는 큰 그림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기업인 대표는 만약 화웨이 건으로 중국 정부가 특정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에서의 사업 리스크를 더욱 키워 중국에 결국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업인은 중국 기업들이 향후 컴플라이언스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대기업들과 은행들도 미국의 감독 리스트에 등재돼 있다"면서 "만약 화웨이 건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리스트를) 이후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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