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집값 변동률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전세와 월세 모두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임차인들이 월세보다는 보증금을 되돌려받는 전세를 선택할 것으로 보여 전세 수요가 가격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0.09% 하락해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월세가격 변동률을 보면 1.0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월세 등 집세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0.7% 상승에 그쳐 12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세 중 전세는 1.5% 올라 지난해 상승률(2.9%)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월세는 0.3% 하락하면서 2006년(-0.4%) 이후 12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전·월세 거래량은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월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었고 전세는 13.1%, 월세는 3.1%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급 계획이 발표됐고 9·13 대책으로 무주택 실수요자가 청약 당첨 기회가 늘었기 때문에 분양 때까지 매매를 늦추려는 사람들이 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줄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40.5%로 전년 동기보다 2.2%포인트 감소했다.

지역 및 유형별로는 서울 아파트에서는 월세 비중이 29.6%에 그쳤고 지방 아파트 외 주택에서 월세 비중이 50.7%로 높게 나타났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셋값이 안정되면 전세에서 매매와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는 감소하고 월세에서 전세로 이동할 유인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분간 전세 거래 증가가 이어지겠으며 이는 다시 전세 수요 증가로 나타나 내년에는 전세가격 하락 폭을 둔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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