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시중은행의 자동차 대출(오토론)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저연령·저신용자의 무분별한 대출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2월부터 25세 미만·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취약 차주에 대한 신용보증 비율을 현 100%에서 70~80%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토론 급증으로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재 은행 오토론은 서울보증보험에서 대출금 전액에 대해 신용보증을 받고 있다. 대출자가 돈을 갚지 않더라도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부실대출금의 100%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은행 오토론 상품은 대부분 만 19세 이상에 최근 3개월간 소득 증빙만 있으면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으로서는 돈 떼일 염려가 없는 대신 최대 2%의 보증료를 대출 이자로 챙길 수 있어 무분별한 대출로 연결되기 쉽다. 경제력이 부족한 20대 초반이나 신용등급 7~9등급 등 저신용자들에게도 대출이 가능한 이유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의 사정은 다르다. 대출금 연체가 발생하면 서울보증보험이 은행에 부실금을 모두 갚아준 뒤 차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만, 경제적 능력이 없는 차주들로부터는 회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서울보증보험이 오토론 차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연령·저신용자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은 100%를 초과했고 부실률(사고율)도 전체 차주 평균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금감원과 협의해 손해율과 부실률이 높은 25세 미만·신용등급 7등급 이하 등 특정 차주들에게는 대출금의 70~80% 수준만을 보증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에 앞으로 부실이 더 늘어날 우려가 있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 추이를 보고 대출 요건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사의 전유물이었던 오토론은 최근 은행권에서 규모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을 보면 아직 캐피털사가 85%로 압도적이고 카드사 10%, 은행 5% 정도이지만 성장세가 무섭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오토론 대출 잔액은 2015년 말 1조 원에 못 미쳤으나 2016년 말 1조5천억 원, 2017년 말 2조5천억 원에 이르렀고 올 연말에는 6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yg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