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호주 증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가운데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호주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 경제 우려가 커지면 호주 자산가격이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이 팩트셋을 인용한 데 따르면 호주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 S&P/ASX200은 미 달러 기준으로 올해 16% 가까이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13%)보다 낙폭이 깊고 한국 증시(-21%) 낙폭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

지수는 난 8월 10년 반 만에 최고치를 찍은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0일에는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주 시장이 자국 경제에 대한 우려, 부동산 시장 악화,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 불확실성 등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경제 둔화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중국 세관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4%(달러화 기준)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0% 증가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호주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라며, 투자자들이 호주를 중국 경제 사이클의 프록시(Proxy·대리)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호주 은행업계 스캔들과 중앙은행 금리 인하 가능성도 지수를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금융주는 ASX200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에이드리언 취르허 에셋 배분 담당 헤드는 "글로벌 투자자가 왜 그 곳(호주)에 투자하겠는가"라며 "아태 지역에 더 나은 투자 기회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취르허 헤드는 호주가 중국 경제 둔화의 영향을 받는 최전선에 있는 데다 낮은 금리가 통화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미국 이외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구매할 수 있다며, 호주 수출업체에게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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