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교보생명이 내년 기업공개(IPO)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상장까지의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투명한 보험 업황으로 생명보험사 주가가 줄곧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 IPO를 통한 교보생명의 자본확충 효과가 반감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생보사 주가는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2010년 5월 공모가 11만원으로 시작했던 삼성생명은 이날(종가 기준) 8만2천300원에서 거래됐다. 2010년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한화생명의 주가 역시 공모가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한화생명 주가는 이날 4천215원으로 2010년 3월 상장할 당시의 공모가 8천200원보다 대폭 하락했다.

그나마 고공행진을 보였던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미래에셋생명 주가도 올 하반기 들어 공모가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5월 3만3천 원의 공모가를 기록했던 오렌지라이프는 2만8천600원에서 거래되고 있고, 2015년 5월 7천500원으로 시작한 미래에셋생명도 이날 4천65원으로 장을 마쳤다.

2009년 생보사 중 가장 처음으로 IPO를 실시한 동양생명 역시, 중국 안방보험 매각 이슈로 주가 반등을 이루나 싶었지만, 이날 5천290원의 주가를 나타내며 공모가였던 1만7천 원에 한참 못 미쳤다.

이처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생보사 주가가 모두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교보생명도 같은 선례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생보사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는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이 꼽힌다.

1년 유예가 됐지만,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와 올해에만 9조 원에 달하는 자본을 확충했다.

보장성 보험 비중 확대로 수입보험료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IPO를 통한 자본확충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관사 추가 선정과 지정감사인 감사,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절차 걸쳐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증자 규모는 K-ICS 세부지침이 확정되지 않아 유동적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성공적인 기업공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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