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올해 하반기 내내 이슈였던 카타르 국립은행(QNB)의 자산담보부채권(ABCP) 사건 여파가 내년 크레디트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2일 머니마켓펀드(MMF) 업계에서는 카타르 ABCP 사건으로 큰 폭으로 감소한 MMF의 자산 규모가 내년 크레디트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MMF는 그동안 만기가 1년 이내로 줄어든 크레디트물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는데, MMF 설정액 감소로 이를 감당할 능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관들의 크레디트 채권 보유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이 감지할만한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기관 수신고(화면번호 4940)에 따르면 올해 8월 132조 원까지 증가했던 MMF 잔액은 지난 9월 28일 91조3천억 원까지 줄었다.

이후 분기 말을 지나면서 잔액이 다소 증가했지만 11월 30일 하루 만에 7조2천억 원이 급감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2018년 MMF 잔액 규모 추이>



자산운용사의 한 MMF 관계자는 실제 크레디트물의 금리 변화로 관찰하기는 어렵겠지만 잔액 감소 여파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는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질병과 같다"며 "손톱 및 가시가 아니라 모르는 사이 썩어들어 가는 질병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크레디트 채권의 수요가 감소하면 중기적으로 크레디트물의 발행도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MF 잔액 감소 여파가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기관들이 크레디트물 대신 다양한 채권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MMF가 크레디트 채권을 매수하지 않아도 기관들은 국채나 통안채를 대신 팔 수 있고, 크레디트물은 만기까지 보유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매니저들이 자기 검열을 통해 크레디트 채권 거래를 포기해 버리면 수면 위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에 근접한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에서 보다 높은 금리의 크레디트물 거래를 확대하기 원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MMF 이슈가 하나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다만 MMF 잔액이 다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올해의 충격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MMF 잔고가 줄기는 했지만 다시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금리가 워낙 많이 빠졌고,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 굳이 지금 시장 상황에서 장기채권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단기쪽에 (유동성이) 더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국·공채 위주로 해도 MMF 자체에 금리 매력도가 생겼다"며 "크레디트물 수급은 별로 의미가 없어져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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