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썼지만, 강세장은 오래 가지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 등 일부 테마에 대한 기대 등으로 가계 여유 자금들이 특정 종목으로 쏠리는 일도 잦았다.

◇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후 20% 급락

12일 연합인포맥스 업종현재지수(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지수는 지난 1월 말 최고점을 찍고 내려와 점진적으로 조정을 받은 후 지난 10월 들어서는 급락세를 보이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9일 2,607.10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전일까지 20%가량 하락했다. 지난 10월 30일에는 1,985.95까지 떨어지며 2,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 또한 지난 1월 30일 932.01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전일까지 28%가량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30일에는 연저점인 617.00까지 조정을 받았다.

증시가 이처럼 올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인 것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글로벌 투자심리까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 주축인 IT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조치 과정이 장기화하면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진 것도 전반적인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시는 이러한 각종 악재로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던 올해 상반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에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 하락 폭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 남북경협주·보물선주·정치 테마주 기승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 동력이 약화하며 시기별로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남북 및 북미 화해 모드가 조성되고 남북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남북경협주들은 급등락을 이어갔다. 철도연결 테마주와 금강산 관광 테마주, 개성공단 관련주들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러한 테마주들은 남북통일 혹은 남북 협력 관계 지속에 대한 기대로 급등세를 보였다가도 실질적인 경제 협력이나 합의로 이어지지 않으면 곧장 매물을 쏟아냈다.

올해 중반에는 울릉도 해역에서 러·일 전쟁에 참여했다가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보물선 관련주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외에 각종 정치인의 학연과 지연으로 엮인 정치테마주에도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투기적인 자금이 쏠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테마주에 돈이 몰린 것은 그만큼 가계 부동자금이 넘쳐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테마주 쏠림 현상은 이어질 수 있고 정부 정책이 이러한 현상을 완화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는 시장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내년에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상승장에 대한 기운을 올해보다 조금 더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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