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올해 초만 해도 코스피가 3,000선 돌파 시도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증시는 크게 부진했다. 증시를 움직인 요인들에는 부정적인 변수들이 더 많았다.

1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5%, 13% 하락했다. 코스피가 2,600을 넘어섰던 지난 2월 고점 대비로는 20% 가까이 떨어졌다.

부진한 증시가 반영하듯, 올해 시장을 움직인 주요 변수도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변수들이 많았다.

미국발 무역분쟁은 올해 증시 최대의 악재 요인이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분쟁 유예 선언을 하며 우려감은 다소 완화됐으나,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지속하며 국내외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았다"며 "두 정상의 이번 합의가 '90일간의 허니문'으로 끝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스트레스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감도 증시를 짓눌렀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의 시그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증시의 부진은 대표 기술주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급락으로 대변됐다. 이들의 주가는 연중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FAANG을 둘러싼 불안감은 올해 중반부터 증폭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매출이 위축되면서 낙폭이 커졌다. 미국 기술주의 부진이 국내 IT 업종의 주가 침체로 이어졌다.

올해는 '대장주'들이 힘을 못 쓴 한해였다. 반도체 업황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약세였다. 현대차 주가는 '어닝쇼크'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다.

바이오주를 둘러싼 회계감리 이슈도 투자심리를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사태로 거래정지를 당했다. 바이오주를 둘러싼 잡음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촉발된 남북경제협력 기대감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는 인프라 관련 시멘트, 철도 등 수혜주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 증권사 자산전략 담당자는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 입장에서는 금리 속등과 그에 따른 강달러가 겹치는 게 최악"이라며 "아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것은 아니지만, 장단기 금리 역전과 무역갈등 장기화 여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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