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②] 현대차, 엘리엇에 발목…나홀로 순환출자
[지배구조 개편-②] 현대차, 엘리엇에 발목…나홀로 순환출자
  • 황병극 기자
  • 승인 2018.12.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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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입장에서 2018년은 '안타까운'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등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올해는 실적 부진이라는 먹구름이 짙어진 상황에서 모빌리티 비즈니스 대응 차원에서 해외 카셰어링 업체 위주의 공유서비스 기업들에 전략적 투자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12일 재계와 경쟁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중에서 순환출자를 보유한 곳은 사실상 현대차그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주요 대기업집단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 등에 따라 순환출자를 해소했으나 현대차그룹은 정작 엘리엇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사실 현대차그룹도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 말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의 분할합병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매각을 통해 기존 순환출자 고리도 모두 끊겠다고 강조했다.

또 기아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분할합병 이후 이사회를 열어 보유하고 있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정작 엘리엇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보통주 1조500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배당금 확대 및 자사주 매각 등을 요구하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시장신뢰가 없는 구조개편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여러 의견을 수렴해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으나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안에 대한 엘리엇의 공개적인 반대와 국내외 대표적 의결권자문사들의 반대 목소리에 현대차그룹이 한 발짝 물러난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시도가 무산된 상황에서 지난 3분기 대규모 어닝쇼크로 현대차그룹의 위기설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인 비전과 함께 부진한 완성차 판매실적 개선,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숙제를 함께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현재를 위기국면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앞으로 이뤄질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019년 초에 지배구조 변화 재추진 기대가 있으나, 그룹이 컨트롤할 수 없는 리스크요인이 다수 존재한다"며 "현대모비스 주가 급락으로 증여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보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실적회복과 패러다임 대응이 더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9월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 자동차뿐 아니라 전체 계열사를 총괄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더십의 정상화로 경영 전반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와 사업구조를 동시에 개편하면서 개편의 당위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지배구조 개편은 실적의 안정화가 이뤄진 이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파워트레인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이나 현대차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오토에버의 상장 추진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다시 시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건설부분 계열사나 현대위아와 현대로템 등 방산 및 기계부분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는 연관성이 떨어지지만,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모빌리티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차량공유업체 그랩에 3천100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미국의 모빌리티 서비스업체 미고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또 호주와 인도의 카세어링 서비스인 카넥스트도어, 레브 등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들을 공유경제와 결합한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중장기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가 향후 먹거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함께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연간 기준으로 승용과 상용을 포함해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에 총 7조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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