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업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매각하고 매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판권 매각이 영업활동이 아닌 만큼 매출이 아닌 영업외수익으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판권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국내 판권 매각은 영업활동이라 매출로 인식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회계법인 2곳이 국내 판권가치를 평가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란에 금융감독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 감리에 착수한 상태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국내 판권 매각하고 매출 218억원 인식

1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처리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먼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해 2분기 셀트리온에 국내 판권을 218억5천200만원에 매각하고, 이를 매출로 인식한 문제가 있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제조한 바이오시밀러와 기타 의약품을 독점으로 판매하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권을 매각하고 이를 매출(수익)이 아닌 영업외수익으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형자산(판권) 처분이익은 영업외수익으로 계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도 이런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K-IFRS 기업회계기준서 제1038호를 보면, "무형자산 제거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은 순매각가액과 장부금액의 차이로 결정한다"며 "그 이익이나 손실은 자산을 제거할 때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익(gains)은 수익(revenue)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며 "수익은 통상적 활동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효익의 총유입액"이라고 했다.

◇ 국내 판권 매각으로 적자 피했나…판권 가치 두고도 '뒷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판권을 매각해 적자를 피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점도 분식회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올해 2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매출액 1천837억5천291만원, 영업이익 152억3천219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66.6% 감소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국내 판권 매각이 매출로 잡히지 않았다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정당한 회계처리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회계기준은 회계기준적용의견서 12-1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이익(손실)에 계상되는 매출액은 주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금액"이라며 "회사 정관상 사업목적을 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권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주된 영업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판권은 '자가창설'된 것이라 회사 재무상태표에서 무형자산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며 "따라서 무형자산 회계기준을 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한 회계사는 "제조업에서 이자수익은 영업활동이 아니지만 은행에서는 영업활동"이라며 "국내 판매권 매각이 주된 영업활동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매각한 국내 판권의 가치가 적정성도 논란이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국내 판권을 매각하고 매출 218억원을 인식한 것이 과하다는 뒷말이 나온다. 국내 제약·바이오시장이 좁아 판권가치가 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회계법인 2곳에서 국내 판권 가치를 평가한 후 이 가치를 토대로 평균을 냈다"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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