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서울 불패'가 꺾이면서 건설사들의 먹거리 확보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주춤해진 상황에서는 주택사업에 기대어 추가적인 곳간 채우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에서 올해 3분기까지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이다. 올해 3분기까지 8천6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가량이 늘었다.

삼성물산은 연중 보였던 모습을 남은 분기에 이어가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물산과 함께 역시 8천억원대 영업이익을 쌓은 GS건설도 동반 1조 클럽을 노릴 만하다.

GS건설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9배 정도로 '괄목상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제외하면 다른 건설사들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을 뛰어넘었다. 지난 5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어 시계열 비교가 안 되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 규모가 다소 줄었든 건설사도 준수한 이익률을 유지해 수익성에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택 호황기에 수주한 물량들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한국은행이 작년 국내 기업경영상태를 분석한 자료에서 건설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9%를 나타냈다. 전년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2.2%포인트가 높아졌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사정만 보면 올해는 작년보다 대부분 나아지는 모습이다.

올해 주택사업으로 재미를 봤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다소 바뀔 수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주택 관련 규제로 서울 집값마저 방향을 아래로 바꿨다. 지난달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1% 내렸는데 61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건설사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올해 11월에 77.4를 기록했다. 올해 4월에 85를 넘겼지만, 약 반년 만에 앞자리가 내려왔다.

올해 3분기 건축 인허가 면적은 전년보다 10.3% 감소했다. 착공 면적은 전년보다 16.4% 줄었다. 주택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모두 부진하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건설수주가 올해보다 6.2% 감소한 135조5천억원으로 5년 내 가장 적을 것이다"며 "민간 주택수주가 급감하는데 공공수주의 완충 역할이 미흡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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