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주택경기가 침체되면 건설사들이 다시 해외로 나가야 하지만, 예전처럼 외화를 벌어오기는 만만치 않다. 저유가 등의 국제정세 변화와 해외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대규모 손실을 봤던 탓에 신중히 문을 두드린다는 자세다.

12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는 올해 전일까지 267억불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와 연중 수주동향이 상당히 비슷하다. 이대로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는 3년 연속 3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주 건수는 전년 대비 2% 증가에 그치고 진출업체는 7% 줄었다. 올해 진출 국가가 105개국으로 작년보다 3개국 늘었을 뿐이다. 신시장 개척이 미흡했던 셈이다.

국내 주택부문에서 일감이 줄어들면 해외에서 당장 만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수주가 주춤했던 사이 중국 건설사들이 가격 경쟁력과 자본력, 대규모 지원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파이를 뺏어갔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건설사가 해외에서 외형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 국내 건설사의 해외투자 개발사업(PPP)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해외투자개발사업 전문지원기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출범했다. 초대 사장으로 허경구 사장을 선임하고 현재 글로벌인프라펀드(GIF)를 차츰 늘리고 있다.

다행히 국제유가 회복세와 함께 대형건설사에서 낭보를 울리고 있다.

최근 SK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업그레이드 사업을 수주했다. 계약규모가 총 40억달러(약 4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수주 모멘텀도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해외수주가 유가 급락으로 발주 이연, 취소가 빈번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해외수주는 고무적인 전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내년 초까지 알제리 등에서 낙찰 결과를 대기 중인 탓에 수주 모멘텀이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과거처럼 양에만 치중하는 해외수주 전략은 이미 포기했다. 해외수주가 급격히 늘지 않아도 탄탄한 수익성이 선제조건이 됐다.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 건설사끼리 입찰금액을 과도하게 낮춰 제살깎기식 경쟁을 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 프로젝트를 두고 함께 미팅할 정도가 돼 해외수주 절대량에 집착하지 않는다"며 "공사수행 경험도 쌓여 원가절감에도 수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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