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연말을 앞두고 일찍이 레포금리가 상승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관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

하루짜리 금리가 1년 만기 금리보다 높은 현상이 수일째 지속하고 있어서다. 연말까지 자금경색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연합인포맥스 단기자금 레포 일별(화면번호 2724)에 따르면 전일 레포금리는 1.88%에 거래됐다. 장중 2.10%까지 치솟는 등 금리가 높은 레벨 속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전일 통화안정증권 1년물 금리가 1.856%에 고시되는 등 1일물 금리가 1년물 금리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났다.

통상 분기 말에는 단기자금이 빠듯해진다.

지난 3분기 말에도 레포금리가 1.90%까지 오르면서 자금을 구해야 하는 기관들이 애로를 겪기도 했다.

채권시장은 레포금리가 이달 초부터 올라온 이유로 정부의 국고채 매입 규모 확대를 꼽았다.

정부가 국고채 매입 규모를 확대한 직후부터 레포금리는 1.90%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국고채 매입을 앞두고 국고채전문딜러(PD) 등 일부 기관이 자금을 레포 시장에서 조달한 후 바이백 대상 채권을 매입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레포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바이백이 끝나면 그만큼 자금이 단기금융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레포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12월은 사정이 다르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의 바이백 규모가 늘어나면서 19일에도 바이백이 추가됐다. 19일까지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풀리기는 쉽지 않다. 또한 이 시기가 지나면 바로 연말 모드로 접어들게 된다.

시장참가자들은 레포금리 상승으로 레버리지펀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않아도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하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된 데다, 조달금리까지 뛰어오르면서 역마진에 시달릴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오늘 바이백이 끝나면서 자금이 풀리면 한숨 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레포금리가 1년물보다도 높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레포금리 하락 재료가 적어서 연말까지 높은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도 "단기자금 쪽은 연말과 국고채 만기, 바이백 이슈로 금리가 올라갔고 막판에 자금 구하는 게 힘들어졌다고 들었다"며 "바이백 자금이 풀릴 때까지 시차가 있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긴장도가 커지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단기자금이 이미 타이트한데 연말이라 자금을 레포 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수급 이슈는 단기적이라고 하지만 연말까지 쉽게 자금이 풀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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