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주요 전 현직 당국자 등의 크레디트시장 거품 경고음이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 일부에서는 더욱 우수한 수익성을 이유로 문제시되는 크레디트물을 계속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온다.

CNBC는 11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연준은 회사채 거품을 우려하지만, 투자자는 여전히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 "BBB등급 성과 우수…공격이 최선의 방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한스 미켈슨 크레디트 전략가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며 "BBB 등급의 기업은 A등급보다 더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투자자 서신을 통해 진단했다.

BBB등급은 정크 바로 윗 단계로, 해당 등급의 채권 규모가 늘어나며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미켈슨 전략가는 그런데도 "그런 우려는 잘못됐다"고 일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BBB 투자등급 회사채 지수는 올해 들어 2.9% 하락했다. 좋은 성과는 아니지만, 광범위한 투자 적격 등급의 회사채 지수(S&P 500/MarketAxess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Index)의 3.5% 손실보다는 크게 선방했다.

미켈슨 전략가는 "BBB 등급의 이런 아웃퍼폼은 주목할 만 하다"며 "올해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대형 BBB물의 자본 구조가 다음 경기 침체기에 고금리물로 강등될 가능성을 키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아웃퍼폼은 일부 크레디트 스프레드에 반영된 낮은 경기 침체 가능성뿐 아니라 다수의 대형 BBB등급이 조만간 강등될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사실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BBB등급의 기업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상당한 재정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국 경제가 견고하고 크레디트 기초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는 게 이 투자은행의 진단이다.

BOA 메릴린치는 BBB 채권을 국채와 혼합한 '바벨'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마킷 아이박스 미국 레버리지론 지수(Markit iBoxx USD Leveraged Loans index)는 연초 대비 1.98% 수익을 냈다. 은행권이 발행하는 론의 평균 비드 가격도 미국에서 연초 대비 3.37% 올랐고, 아시아에서는 15.4% 상승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S&P 500지수는 1% 이상 떨어졌고, 바클레이즈 미국 종합채권지수는 1.8%의 손실을 냈다.

회사채의 디폴트 수준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디스는 회사채 디폴트 비율이 올해 3.2%에서 내년 2.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평가사의 빌 올프 선임 부회장은 "북미지역 비금융권 회사의 긍정적인 전망은 비록 둔화하고 있지만, 미국과 주요 20개국의 의미있는 내년도 성장세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신흥시장 성장세도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양호한 유동성 환경과 낮은 상환 리스크도 디폴트 비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점진적인 금리인상도 관리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 계속되는 '크레디트' 경고음

크레디트 시장의 우려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옐런 전 의장은 전일 폴 크루그먼 뉴욕대 교수와 인터뷰에서 "기업부채는 현재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어떤 요인이 경기침체를 촉발한다면 높은 기업부채는 이를 지속시키고 비금융부문 기업의 파산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버리지론 등을 거론하며 "거대한 구멍이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디폴트 비율은 감소하겠지만,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발행사는 잠재적으로 통화긴축 국면에서 취약하다"며 "등급 강등이나 디폴트 리스크는 제3자에 의존하고 중개시장 접근이 필요한 저등급 기업에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서 "투기 등급으로 인식되는 기업은 5%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허약한 유동성 속에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뿐만 아니라 현직 Fed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회사채 시장의 경고음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투자적격등급 채권 규모는 3조8천억 달러로, 1년 전보다 6% 증가했다. 이 가운데 BBB등급은 58%로, 지난 2017년의 55%보다 늘었다.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