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업계가 연말 조직개편과 인사 시즌을 앞두고 시끌시끌하다. 매해 본사에서 갑작스럽게 지점으로 밀려나는 인력들이 많았는데, 올해에도 이런 인사가 속출할 것이라는 경계심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일부 직원에 대한 원격지 발령을 두고 노조가 사내에서 성명을 내는 등 갈등이 불거졌다. 일부 지점이 폐쇄됨에 따라 해당 지점에 속한 직원들은 인근 지역으로 발령내야 하지만, 실제 거주지와 거리가 먼 지역으로 발령을 내려 한다는 것이다.

KB증권도 사내에서 본사 장기 근속한 직원을 지점으로 발령낼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분위기가 흉흉하다.

지점에서 영업 경험을 쌓도록 한다는 의도이지만, 직원들은 가뜩이나 지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점 발령을 내는 것은 구조조정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이 증권사 직원은 "증권사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지점으로 발령내 영업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밥값'을 하라는 것인데, 경험도 없는 사람을 지점에 보낸다는 것은 회사를 나가라는 소리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매년 증권가에서 포착돼왔다. 지난해에는 대형 증권사들이 통합법인을 출범하면서, 인력의 10% 이상을 지점으로 보낸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증권사 간의 통합으로 인력이 과배치된 부서가 발생하면서, 인력 효율화를 위해 본사 관리인력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직후 150여명의 직원을 한 번에 지점으로 발령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지점으로 밀려난 직원들이 회사에서 할당한 실적을 채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결국 '자의 반 타의 반' 회사를 떠나게 된 직원 수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말을 기준으로, 5년 전과 비교해 10대 증권사(통합 전 법인 포함) 직원 수는 2천70여명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리테일 부문의 인력은 2천100명가량 줄어들어, 대부분의 인력 감축이 영업지점 등 리테일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본사 관리인력이 타사 대비 많다며 지점으로 발령내는 경우도 많고, 더러는 노조의 순환 배치 요구가 있어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의 이동 수요를 파악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크게 반영되는지는 모르겠다"며 "회사에서 드라이브를 건 펀드 판매 실적이 부진한 직원을 원격지로 발령낸다는 소문도 있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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