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시중은행을 떠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전체 개인 고객 수에서 20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간 감소했다.

은행들의 평균 20대 고객 비중은 2014년 약 16.2%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는 14%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한 시중은행에서는 월평균 잔액이 3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이른바 '활성 고객'에서도 20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5년새 낮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에서 잠재 고객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은 젊은 층들의 '파이낸셜 노마드(Financial nomad)' 현상이 짙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노마드란 금리 등의 혜택에 따라 여러 금융기관들을 옮겨다니는 소비자를 지칭하는 단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소비자의 금융 이용 행태 분석 자료를 통해 정보통신(IT) 기술 발전으로 금융상품 정보를 수집하기 쉬운데다 금융상품 수익률도 떨어지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충성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약 1천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68% 이상이 3개 이상의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디지털에 익숙하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 업체 등 새로운 금융기관에 스스럼 없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전통 금융기관으로부터 이탈이 활발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예·적금은 물론 카드, 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금융사 상품 중 개인에게 가장 큰 혜택을 주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몰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돈관리 플랫폼인 '뱅크샐러드'의 경우 전체 이용자 중 밀레니얼 세대 비율이 무려 46%다. 뱅크샐러드는 1원 단위까지 이용금액 등을 계량화할 수 있는 정교한 추천 엔진을 탑재해 6천여개의 금융 상품 중 개인 조건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밀레니얼 세대를 타겟팅한 유스(Youth) 브랜드 '스무살우리'를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3.7%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스무살우리 적금'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대학생 홍보대사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영하나(Young HANA)' 브랜드를 통해 적금, 체크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20대 브랜드인 'S20'을 운영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2030세대가 주거래은행을 선택하는 계기는 주로 상품 가입"이라면서 "유스브랜드의 경우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에 2030세대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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