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주요 대형카드사들의 휴면카드 수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카드는 마케팅 경쟁 심할수록 늘어날 가능성도 큰 만큼 내년부터 카드수수료 인하로 마케팅 경쟁이 어려워지면 휴면카드 증가세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의 3분기 기준 휴면 신용카드 총 매수는 640만2천장으로 전년동기 대비 28만4천장(4.6%)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하는 휴면카드는 이전 1년 이상 기간 이용실적이 없는 카드를 기준으로 공시한다.

올해 휴면카드의 증가세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사용하는 대형사에 집중됐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기준 휴면카드 수는 114만4천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만1천장보다 31만3천장 늘어났다.

현대카드 카드 역시 보유하고 있는 휴면카드 수는 총 80만장으로 전년 동기보다 24만3천장 급증했다.

KB국민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119만4천장으로 전년대비 7만3천장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과열돼 발급된 카드 숫자가 증가하면 휴면카드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실제 부가서비스와 무관하면서 외형경쟁을 심화시키는 카드사들의 기타마케팅비용은 2014년 6천억 원에서 지난해 1조1천억으로 2배로 뛰었다.

기타 마케팅은 기존 카드상품 약관에 포함돼 있지 않은 서비스로,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과도하게 쓰는 비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마케팅으로 효과로 가입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휴면카드의 수도 같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마케팅비 증가 추세는 올해 상반기도 이어졌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별 마케팅 비용 현황에 따르면 신한카드 6천602억 원, 국민카드 5천657억 원 등이 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을 사용했다.

특히 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부가서비스와 무관하면서 외형경쟁을 심화시키는 기타마케팅비용으로 각각 1천135억 원, 1천139억 원을 지출했다.

전체 카드사들이 올 상반기에만 기타마케팅비용으로 5천374억 원을 지출했는데 두 회사의 비중이 40%에 달했다.

반면,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중소형사의 휴면 신용카드의 수는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3분기 기준 휴면카드 수는 112만5천장으로 전년 대비 15만장 감소했다.

하나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54만4천장으로 전년 대비 6천장 줄었고 우리카드는 80만9천장의 휴면카드를 보유하고 있어 전년 대비 9만8천장 감소했다.

휴면카드의 증가세는 내년부터 수수료 인하로 마케팅 경쟁이 어려워지면서 안정세를 되찾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카드수수료 개편'을 통해 내년부터 연 매출액 5억∼10억 원 이하인 준 중소가맹점과 10억∼30억 원 이하인 중견가맹점도 우대수수료율 적용대상에 포함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규제영향분석서'를 통해 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확대로 신용카드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 4천198억 원으로 분석했다.

지난 8월에 발표했던 온라인사업자 우대수수료 적용 등의 영향이 약 2천850억 원으로 카드사들은 내년에 7천억 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에 따른 마케팅비 감소로 소비자들이 카드 가입이 줄어들면 휴면카드 수 감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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