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메리츠화재가 유로화 등 비달러표시 외화채권 투자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

경기 둔화로 신계약이 줄어들고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업계 1위를 목표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기업보험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메리츠화재는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년도 경영전략을 소개했다.

메리츠화재는 내년 손보업계 업황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손의료비 보험료 조정으로 장기 손해율의 개선이 예상되지만,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등 지급보험금 증가로 단기적으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예상되는 데다 경기 둔화 및 금리 상황 변화로 투자환경 또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올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 확대 등으로 달러 표시 해외 투자의 스와프 비용이 증가해 투자수익률 하락을 겪었다. 한미 금리역전차로 해외채권 투자 등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자산운용도 쉽지 않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미국채 등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투자환경은 열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IFRS17, K-ICS(킥스) 도입을 앞두고 자산 듀레이션 강화를 위해 장기채권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미 국채 등을 투자 대안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외화 채권 간 상대적 가치를 고려해 투자할 계획이며, 유로화 등 비달러 표시 외화채권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 확대로 외화채권 포트폴리오의 통화를 다변화해 리스크 분산도 추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한미 금리역전차 확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국내의 경우 경기 둔화 전망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 추가 인상이 쉽지 않아 보여 한미 간 금리역전 폭 확대, 달러화 자산 투자환경은 지속해서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내년 장기보험에 이어 기업보험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장기보험의 인보험에서 99억 원을 달성해 1위 삼성화재를 근사한 차이로 뒤쫓고 있다. 독립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에게 파격적인 수수료 등을 지급하며 장기보험을 키운 결과로, 내년에도 펫 보험 등 틈새시장 공략으로 장기보험 시장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다 기업보험도 업계 1, 2위를 다투는 개인보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기업보험총괄 부문에 외부전문가인 최석윤 사장을 선임했다. 기존에는 전무급이 기업보험 총괄을 담당했으나 이를 격상하고, 투자전문가를 통한 새로운 보험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새로운 IT 기술이 다양한 보험서비스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지원 및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시장 내에서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신속한 대응력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이 규제 중심의 정책보다는 시장의 자율성과 신성장 가능성을 키우는 데 있어 걸림돌을 제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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