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마이너스 캐리로 접어드는 장세가 왔습니다. 어려울수록 과감한 전략을 써야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남재용 NH투자증권 FICC 본부장(사진)은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채권시장은 마이너스 캐리로 어려움을 겪었던 2013년과 유사한 흐름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캐리 이익을 얻기 어려울수록 공격적이고 과감한 전략을 통해 기회를 확실히 잡아 수익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 FICC 본부는 올 한해 독보적인 이익을 거둔 기관으로 채권업계에 이름을 떨쳤다.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던 올해 1분기에도 NH투자증권은 플러스 수익을 내는 등 초반부터 단추를 잘 끼운 게 올해 내내 큰 수익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올 한해 채권 운용이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건 수익률 곡선이 변화하는 과정을 잘 알아채고 재빠른 실행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익률 곡선이 가팔랐기에 시간 싸움에서 이길 여지가 있었지만, 내년에는 조달금리는 높은 가운데 자본이득 외에 믿는 구석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하강 우려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가 더해지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변수로는 유동성의 흐름에 주목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부동산으로 몰렸던 자금이 주택규제 강화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어서다.

그는 "정부는 기업투자로 유동성 물꼬를 트려고 하는데, 세계경기 불확실성이 커서 생각만큼 진행이 되지 않는다"며 "국내 경기도 올해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자금이 채권으로 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2013년 장세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경기 하강 우려에 수익률 곡선이 누우면서 운용의 묘를 살리기 어려웠다.

그는 채권을 운용한 19년 동안 마이너스 수익을 낸 게 그때가 유일했다고 회상했다. 자본이익을 냈어도 캐리 손실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남 본부장에게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인 셈이다.

과거의 아픔을 교훈 삼아 남 본부장은 내년에는 오히려 과감한 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델타 전략을 기본으로 차익거래, 스트립채권 등 전략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취해서 수익을 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을 조성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국고채전문딜러(PD)와 통안채 입찰 대행기관을 동시에 수행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이 든다면, 이를 비용만으로 인식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게 NH투자증권이 '퀀텀 점프' 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조직 분위기가 성과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NH투자증권 FICC 본부는 능력 있는 부서장들로 이뤄졌고, 트레이더들도 모두 프로다"며 "'남들보다 잘해보자'는 절실함이 우수한 성과로 연결됐다"고 구성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평소 어깨에 힘을 빼고 충분히 소통한다"며 "큰 조직임에도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면 흐트러짐 없이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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