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SK그룹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 M&A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SK그룹이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M&A로 사업 구조조정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지배구조 개선에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태도였다. 그러나 지난 10월 SK텔레콤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SK인포섹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것을 계기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부문 투자, SK㈜의 미국 바이오·제약업체 암팩(AMPAC) 인수,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등 올해에만 국내외의 M&A에 수조원을 사용했다.

SK그룹의 전략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고 끊임없이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나는 '딥체인지' 주문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12월 SK케미칼을 지주회사로도 전환한 것을 제외하면 딱히 지배구조 개선시도는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그동안 지적됐던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이란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금융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중간지주회사로서 투자부문(중간지주)과 사업부문(SK텔레콤)으로 물적분할한 뒤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를 소유하는 구조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지배구조 관점에서 변화가 예상되는 자회사는 단연 SK텔레콤"이라며 "SK그룹에서 SK텔레콤의 인적분할 및 SK하이닉스 자회사 편입시나리오가 최선이지만 물적분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고 주장했다.

SK그룹이 SK텔레콤을 물적분할해 정보통신기술(ICT) 중간지주회사로 만들고 SK텔레콤 통신사,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등의 자회사를 투자지주사 밑에 두는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되면 SK하이닉스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서 사업확대를 보다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M&A하려면 해당 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인수할 기업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아울러 SK텔레콤이 영위하는 통신사업이 규제사업인 만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걸림돌이 많다는 문제도 중간지주회사 전환의 필요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적분할을 공식화하고, 내년 주주총회 및 규제 기관의 승인을 얻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현재 사업부문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전환 완료 시기는 2019년 연내 마무리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편 이후 투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작업도 함께 시행될 것"이라며 "ADT캡스, 11번가 등 비상장 자회사의 신규 상장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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