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연말 수도권 아파트분양시장에서 중대형 유형(전용 85㎡ 초과)이 확대되면서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청약제 변화로 추첨에서도 무주택자에 기회가 더 생기기 때문이다.

집값 하락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중대형에 변동성이 커질지 관심사다.

1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에서 분양할 예정인 24개 단지 중에서 절반 이상인 13곳에서 중대형 유형(전용 85㎡ 초과)을 내놓는다. 절반 이상의 단지에서 중대형 유형을 찾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9개 단지 분양에서 7곳만 중대형 유형을 선보였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유형은 전체의 8%가량으로 조사됐다.

이전에는 중대형 유형의 공급 비중이 두 자릿수를 넘었으나 가구 규모 감소라는 사회 변화와 고분양가 우려 등이 겹치면서 중소형이 분양시장의 주를 이뤘다.

연중 분양물량이 연말까지 지연되면서 중대형 수요자에 기회가 생겼다.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가 집중된 탓에 앞으로 수도권에서 분양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대형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에는 시장의 문이 크게 열린 셈이다.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중대형 유형의 가격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수도권 전용면적 85㎡ 초과의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 11월까지 평균 4.6% 상승했다. 이보다 작은 아파트들은 평균 2.8% 오르는 데 그쳤다. 주택가격이 비싼 서울은 중대형이 올해 평균 7.6%, 그 이하가 7.2% 높아졌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 상승이 가팔라 중소형에 투자수요가 많이 몰렸지만, 좀 더 넓은 평수로 옮긴 실수요자도 많다"며 "보유세와 대출 부담에 똘똘한 한 채 등이 중대형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연말 중대형 분양을 앞두고 청약제도까지 달라져 시장 변화가 주목된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돼 민영주택에서 추첨제(전용면적 85㎡ 초과) 대상 중 투기과열지구, 청약과열지역 및 수도권, 광역시 지역에서 75% 이상을 무주택자에 우선 공급하기로 바뀌었다. 잔여 주택도 무주택자와 기존주택을 처분하기로 약속한 1주택 실수요자에 먼저 돌아간다.

바뀐 제도로 청약자를 기다리는 주요 수도권 단지로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성남 분당구 판교 대장지구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가 있다.

전용면적 128~162㎡로 구성돼 판교 대장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중 유일하게 모든 가구가 대형이다.

포스코건설은 의정부시 가능2구역을 재개발하는 '더샵 파크에비뉴'를 선보인다. 안양시 비산동에서는 GS건설이 현대산업개발과 '비산자이아이파크'를 내놓는다. SK건설은 은평구 수색9 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한 'DMC SK 뷰'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 하락세에서 교체수요 등이 분양가가 높은 중대형을 얼마나 지지할지가 관건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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