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정유사로의 원유 수출을 감축할 것이란 소식 등으로 큰 폭 상승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3달러(2.8%) 상승한 52.5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의 대미 수출 제한 소식 등 공급 감소 이슈를 주목했다.

이날 일부 외신은 사우디가 미국 정유사로의 원유 수출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미국의 정유사들에 다음 달 수출 물량이 대폭 줄어드는 것에 대비하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가격에 하락을 압박하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아람코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밝혔다.

다른 공급 이슈도 부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내놓은 월간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과 캐나다의 산유량 감축 등으로 내년 2분기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초과 공급 우려가 컸던 데서 시장의 관심이 공급 부족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IE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10월 원유 재고가 57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진국의 원유재고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5년 평균 수준을 상회했다.

선진국 재고 증가에 유가는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공급 위축 경고가 재차 우위를 점했다.

IEA는 또 내년 원유 수요 증가 규모는 하루평균 140만 배럴로 예상했다. 지난 전망에서 변화가 없었다.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업체인 젠스케이프가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82만 배럴가량 큰 폭 줄었다고 밝힌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원유시장 관계자들은 산유국 감산 등으로 유가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멕길리언 이사는 "시장은 지난주부터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시장 움직임도 이런 과정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가 더 하락하기 위해서는 수요가 더 위축되고 공급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강력한 신호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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