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롯데카드 매각이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의 부담으로 안갯속에 빠지자 PEF(사모펀드) 역시 중요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모펀드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롯데그룹은 누구와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적극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인수 후보자들과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4일 "시장 일부에서 사모펀드 인수에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적합한 인수자를 찾기 위해 누구와도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 후 롯데그룹과 어떠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만큼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사의 매각을 공식화하고 인수자를 찾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 BNK금융 등 금융 지주사와 한화그룹 등 다양한 인수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발표 이후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들은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5년 만에 2조 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이미 배당과 기업공개(IPO)를 통한 일부 지분 매각으로 투자 원금의 대부분인 1조7천억여 원을 회수하고 난 후 신한지주에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2조2천989억 원에 매각했다. 여기서 큰 이익을 얻어 자본력이 충분한 만큼 롯데카드 등 새로운 매물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신용카드업은 여신전문업종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에 사모펀드의 인수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모펀드를 신용카드사의 지배주주로 인정할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좀 더 구체화 되면 금융당국의 방침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모펀드의 인수는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내부 반발이 일어날 수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매각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사내 통신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에서 "롯데카드의 대표이사로서 약속한다"며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에 나서면서 매각 후 주주로 남을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등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 지주가 카드의 매각 후에도 주주로 남는다면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출 수 있고 롯데 측도 주력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롯데 지주는 지난해 10월 1일 지주사체제를 출범했기 때문에 내년 10월까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매각은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시간에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내년 초에는 보다 구체적인 매각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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