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큰 폭 하락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8달러(2.6%) 급락한 51.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2.7%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부진 우려를 주목했다.

중국과 유럽의 주요 지표가 일제히 부진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5.9% 증가에 비교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또 중국 11월 소매판매액은 3조5천260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8.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03년 5월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로, 시장 예상에도 미달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중국 경기 둔화는 곧바로 원유 수요 부진 우려로 연결된다.

여기에 중국 정유사들의 11월 처리 물량이 지난 10월 대비 감소했다는 소식도 중국발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했다.

유로존의 경지지표도 부진했다.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이 발표하는 유로존의 12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3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52.7을 예상했다.

미국의 1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중국과 유럽 지표 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부진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에따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재차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500포인트 이상 내렸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국 지표 부진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유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올해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는 점도 천연가스와 유가 등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를 움직이는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증시, 달러 동향과 더욱 밀접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유가는 증시 급락에 여전히 민감하다"면서 "특히 달러 강세가 동반될 때는 더욱 그렇다"고 진단했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미쓰비시의 노니 나우만 원유 매니저는 "산유국 감산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시장은 단기적으로 초과 공급 상태"라면서 "중국 경제가 둔화한다면 이는 명백히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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