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이어 유로존 경제지표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며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38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593엔보다 0.209엔(0.18%)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00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640달러보다 0.00637달러(0.56%)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13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09엔보다 0.96엔(0.7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42% 오른 97.466을 기록했다. 장초반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각국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안전통화인 달러 수요를 높였다. 다만 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화에는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였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이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5.9% 증가에 비교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또 중국 11월 소매판매도 작년 동기보다 8.1% 증가하는 데 그쳐 2003년 5월 이후 15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에도 미달했다.

유로존의 경지지표도 부진했다. IHS-마킷이 발표하는 유로존의 12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3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유로-달러는 장중 1개월래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반면 미국 산업생산과 개인소매 등의 지표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BK에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 전략 이사는 "다른 통화가 내린 것만큼 달러가 많이 오르지 못했다"며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달러의 투자 매력은 더 커졌지만, 경계감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의 상승 폭이 제한됐던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경계감 때문이다.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인상한 뒤 향후 금리 인상 횟수를 줄일 것이라는 기대가 널리 퍼져있다.

또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 역시 달러 상승을 제한했다.

슐로스버그 이사는 "시장은 미국 경제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연준이 12월 이후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 유럽 대표는 "위험선호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는 한 달러가 눈에 띄게 하락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이런 환경에서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글로벌 위험자산에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이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보일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0.66% 하락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국경문제 안전장치는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운드-달러는 다시 1.25달러대로 후퇴했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기틀러 글로벌 전략가는 "EU의 새로운 양보가 가능하다고 약속하며 테리사 메이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서 의원들에게 투표해달라고 설득했기 때문에 이는 메이 총리에게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브렉시트 협상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노딜 브렉시트에 이르는, 재앙과 같은 시나리오가 파운드화에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성장에 민감한 상품 관련 통화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노르웨이 크로네가 하락했다. 뉴질랜드 달러는 0.9%가량 내려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1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호주 달러 역시 0.65% 내렸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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