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가 엄습하며 큰 폭 하락했다.

이날 하락으로 다우지수도 지난 10월3일 고점 대비 10% 이상 내리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2016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대 지수가 모두 조정장에 접어들었다.

미 국채 가격은 중국과 유로존 경제지표가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자극하며 다시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큰 폭 하락했다.

부진한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액 등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유로존 경기지표도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5.9% 증가에 비교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또 중국 11월 소매판매액은 3조5천260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8.1% 늘어났다. 2003년 5월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로, 시장 예상에도 미달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이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뒤집지는 못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는 낙관론이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의 투자심리를 추가로 자극할 만한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은 크고 매우 포괄적인 딜을 원한다. 이는 조만간 가능할 것"이라면서 낙관론을 띄웠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1% 증가였다. 전년 대비로는 4.2%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1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6%(계절 조정치) 늘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3% 증가였다. 11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또 상무부는 10월 기업 재고가 전달대비 0.6%(계절 조정치) 늘어난 1조9천82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 0.6% 증가에 부합했다.

반면 IHS 마킷에 따르면 12월 미 제조업 PMI 예비치는(계절 조정치) 전월 확정치 55.3에서 53.9로 하락했다. 13개월래 최저치다.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조정치)는 전월 확정치 54.7에서 53.4로 낮아졌다. 최근 11개월 가운데 가장 낮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6.87포인트(2.02%) 급락한 24,100.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0.59포인트(1.91%) 하락한 2,599.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9.67포인트(2.26%) 급락한 6,910.6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 이번 주 1.18% 내렸다. S&P500 지수는 1.26%, 나스닥은 0.84%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미국 경제지표,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중국에 이어 유로존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이 발표하는 유로존의 12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3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52.7을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3개월 동안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부과했던 보복관세를 중단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은 크고 매우 포괄적인 딜을 원한다. 이는 조만간 가능할 것"이라면서 낙관론을 띄웠지만, 반복됐던 언급인 만큼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통신업체인 티모바일과 스프린트가 미국 당국으로부터 합병을 승인받는 조건으로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을 축소하는 데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불안을 자극했다.

미국 요청에 따른 주요국 기업의 화웨이 제품 보이콧,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 사태 등으로 화웨이는 최근 양국 무역긴장 관련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날 종목별로는 TF 인터내셔널 증권의 궈멍치 분석가가 내년 아이폰 출하 전망을 하향 조정한 영향 등으로 애플 주가가 3.2% 급락했다.

존슨앤드존슨 주가는 자사 베이비파우더 제품이 석면 검사 양성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수십 년 동안 은폐해 왔다는 보도가 나온 여파로 10% 폭락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존슨앤드존슨 급락 여파로 건강관리 부문은 3.37% 하락했다. 중국 경제와 밀접한 것으로 평가받는 기술주는 2.48% 하락했고, 산업주도 1.44% 내렸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도 2.38% 하락했다.

전통적인 경기 방어주인 유틸리티는 0.26%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WSJ의 제조업 PMI 예상치는 55.0, 서비스업 PMI 예상치는 54.5이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볼트의 톰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제지표는 지속해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여전히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지표가 지속해서 나빠지면 투자자들은 불안해지고 투매에 나서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얼마나 불안한 상황인지 측정하려고 노력 중이다"며 "지난 몇주 동안 증시가 랠리를 펼친 경우에도 지속성은 전혀 없었는데, 이는 시장 상황을 매우 잘 말해준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4.9%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75% 상승한 21.6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0bp 내린 2.891%를 기록했다. 이번 주 4bp 올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미 국채시장은 다시 상승했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하게 나와 글로벌 경제 우려는 다시 커졌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는 늘었다.

지난 11월 중국의 굵직한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둔화했다.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5.9% 증가에 비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11월 소매판매도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와 달리 미국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뉴욕증시에서 나타난 거친 매도세가 국채시장에 더 많은 영향을 끼쳤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큰 폭 하락했다.

BNP파리바의 티모시 하이 선임 미국 금리 전략가는 "국채시장은 주식시장의 약세에 반응했다"며 "투자자들이 다음 주 FOMC를 기다리고 있어서 증시가 계속해서 국채수익률을 움직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표가 다시 자극한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는 최근 미 국채 값을 끌어올리는 동인이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가파르게 떨어진 뒤 이번 주 들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7년래 최고치인 3.232%까지 올랐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후반 2.851%로 가파르게 떨어졌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가 지표 둔화를 가속했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는 이와 무관하게 느려지고 있다"며 "과도한 신용 시장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상호 보복성의 관세가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새로운 재정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중국은 경제 전반에 걸친 추가 부채 증가를 막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제 국채시장은 다음 주로 다가온 FOMC 대기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오는 18~19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금리 인상 이후 전망은 엇갈린다.

연준은 지난 9월 점도표에서 내년 3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들며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한 번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50대 50이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38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593엔보다 0.209엔(0.18%)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00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640달러보다 0.00637달러(0.56%)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13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09엔보다 0.96엔(0.7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42% 오른 97.466을 기록했다. 장초반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각국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안전통화인 달러 수요를 높였다. 다만 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화에는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였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이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5.9% 증가에 비교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또 중국 11월 소매판매도 작년 동기보다 8.1% 증가하는 데 그쳐 2003년 5월 이후 15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에도 미달했다.

유로존의 경지지표도 부진했다. IHS-마킷이 발표하는 유로존의 12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3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유로-달러는 장중 1개월래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반면 미국 산업생산과 개인소매 등의 지표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BK에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 전략 이사는 "다른 통화가 내린 것만큼 달러가 많이 오르지 못했다"며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며 달러의 투자 매력은 더 커졌지만, 경계감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의 상승 폭이 제한됐던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경계감 때문이다.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인상한 뒤 향후 금리 인상 횟수를 줄일 것이라는 기대가 널리 퍼져있다.

또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 역시 달러 상승을 제한했다.

슐로스버그 이사는 "시장은 미국 경제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연준이 12월 이후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 유럽 대표는 "위험선호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는 한 달러가 눈에 띄게 하락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며 "이런 환경에서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가 글로벌 위험자산에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이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보일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0.66% 하락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국경문제 안전장치는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운드-달러는 다시 1.25달러대로 후퇴했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기틀러 글로벌 전략가는 "EU의 새로운 양보가 가능하다고 약속하며 테리사 메이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서 의원들에게 투표해달라고 설득했기 때문에 이는 메이 총리에게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브렉시트 협상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노딜 브렉시트에 이르는, 재앙과 같은 시나리오가 파운드화에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성장에 민감한 상품 관련 통화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노르웨이 크로네가 하락했다. 뉴질랜드 달러는 0.9%가량 내려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1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호주 달러 역시 0.65%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8달러(2.6%) 급락한 51.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2.7%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부진 우려를 주목했다.

중국과 유럽의 주요 지표가 일제히 부진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월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5.9% 증가에 비교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또 중국 11월 소매판매액은 3조5천260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8.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03년 5월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로, 시장 예상에도 미달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 중국 경기 둔화는 곧바로 원유 수요 부진 우려로 연결된다.

여기에 중국 정유사들의 11월 처리 물량이 지난 10월 대비 감소했다는 소식도 중국발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했다.

유로존의 경지지표도 부진했다.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이 발표하는 유로존의 12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3으로 지난 2014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52.7을 예상했다.

미국의 11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주요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중국과 유럽 지표 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부진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에따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재차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500포인트 이상 내렸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국 지표 부진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유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올해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는 점도 천연가스와 유가 등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를 움직이는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증시, 달러 동향과 더욱 밀접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유가는 증시 급락에 여전히 민감하다"면서 "특히 달러 강세가 동반될 때는 더욱 그렇다"고 진단했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미쓰비시의 노니 나우만 원유 매니저는 "산유국 감산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시장은 단기적으로 초과 공급 상태"라면서 "중국 경제가 둔화한다면 이는 명백히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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