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RBC)비율이 3분기 들어 소폭 상승했지만, 자본확충에 실패한 MG손해보험은 여전히 금융당국 권고 기준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와 흥국화재, DB생명은 당국 권고 기준을 가까스로 넘기긴 했으나 업계 최하위에 머물며 새회계기준(IFRS17)과 새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적용 시 RBC 비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4곳과 손해보험사(재보험사 포함) 31곳의 올 9월 말 평균 RBC 비율은 261.9%로 전분기대비 8.4%포인트 상승했다

생보사 평균 RBC 비율은 272.0%로 8.7%포인트 올랐다. 손해보험사 평균 RBC 비율은 8.0%포인트 오른 242.8%로 집계됐다.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금지급 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인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분기 가용자본이 시장금리 하락 등에 따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과 당기순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5조9천억원 증가했다. 요구자본은 신용위험액 및 보험위험액 증가로 7천억원 늘었다.

평균 RBC 비율은 상승했지만 일부 보험사는 법적기준을 하회하거나 턱걸이했다.

MG손해보험은 RBC 비율이 86.5%로 전분기대비 4.1% 개선됐지만, 여전히 100%를 밑돌았다.

MG손보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고 RBC 비율이 100%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의 유상증자를 완료하겠다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으나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증자 참여를 거부하면서 경영개선요구까지 받은 상태다.

MG손보는 14일 금융위에 경영개선 요구사항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으며 금융위가 이를 다시 심사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위가 승인하면 MG손보는 2개월 이내 자본확충을 완료해야 한다. 만약 금융위의 승인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이번에도 자본확충에 실패할 경우 주식 소각 등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롯데손보와 흥국생명도 RBC 비율이 각각 157.6%, 154.7%로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생보사 가운데는 DB생명이 169%로 가장 낮았고 DGB생명(179.3%)과 흥국생명(189.5%)도 금감원 권고 수준인 150%를 간신히 넘어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RBC 비율 취약이 예상되는 일부 보험회사는 자본확충 및 위기상황분석 강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토록 감독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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