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16일 해외경제포커스 2018-48호에서 인도와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의 실물경제 및 대외건전성을 점검하고, 이같이 결론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가 견고하고, 올해 들어 물가안정 기조도 이어지면서 아르헨티나·터키 등의 취약국과는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2016∼2017년 연평균 성장률의 경우 인도는 6.9%, 아세안 5개국은 평균 5.1%였다. 이는 아르헨티나(0.5%)와 터키(5.1%) 등 취약신흥국 대비 양호했다.

취약신흥국보다는 덜하지만,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진 브라질(-1.2%)과 남아공(0.9%), 러시아(0.7%) 등도 성장률이 마이너스 또는 1% 미만에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내년 아시아 신흥국은 올해 수준의 안정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6∼2017년 중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봐도 인도 4.1%, 아세안 5개국 평균 2.7%로 아르헨티나(31.4%) 및 터키(9.5%) 대비 상당이 안정적이었다.

취약국 수준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었지만, 정부 부채 가운데 외화표시 부채의 비중이 낮다는 특징도 있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중이 50%를 넘는 인도와 말레이시아는 외화표시 부채가 각각 2.3%와 2.4%에 불과해, 대외 취약성과 직접 연결되지 않았다.

이는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정부 부채 가운데 외화표시 부채 비중이 79.4%와 38.7%에 달하는 것과 대비된다.

대외부문에서는 경상수지 불균형이 적정 수준을 넘지 않는 데다, 대외부채도 대외자산 및 국민소득 대비 충분한 상환능력이 있는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단기 상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40% 이내로 아르헨티나의 4배 수준이었다.

미국 달러화 강세에 취약한 외화표시부채의 총부채 대비 비중은 10∼20% 수준으로 50%를 상회하는 취약국 대비 매우 양호했다.

말레이시아(36.2%)는 다소 비중이 높았지만, 대외자산의 95%가 외화표시 자산인 점을 고려하면 취약성이 높지 않다는 IMF의 보고서를 한은은 인용했다.

한은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신흥국의 가격 지표에 선반영된 데다 최근에는 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며, 아시아 금융 불안 가능성을 작게 점쳤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우려는 남아 있다.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여건 변화가 주요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리스크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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