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8~19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금리 전망치는 낮춰 통화정책의 전반적 기조는 '비둘기파적(dovish)'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노동시장 호조, 물가상승 목표 등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동결 가능성이 부상하긴 했으나 대다수 전문가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보고서에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비둘기파적 인상(dovish hike)'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 4번째 인상 단행…내년 '점도표' 하향될 듯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이는 3월과 6월, 9월에 이어 네 번째 인상이다. 12월에 금리를 올리면 연방기금금리는 2.25~2.5%가 된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76.6%, 금리 동결 가능성은 23.4%이다.

시장의 관심은 내년 금리 인상 속도다.

11월 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현 금리가 중립금리 추정치의 "바로 밑에 있다"고 한 발언으로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돼왔다.

특히 재정부양책 축소와 무역 전쟁,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내년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이 같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회의에서 공개된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인 점도표에서 위원들은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총 세 차례, 내후년엔 한차례로 각각 예상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7~11일 60명의 기업, 금융권, 학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을 두 차례로 낮췄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내년 금리 인상 횟수는 최소 한차례도 불확실하다.

선물시장에서는 2019년 12월 금리가 2.25~2.5%와 2.5~2.75%가 될 가능성을 각각 36.5%, 36.9%로 추정했다. 이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과 한차례 인상할 가능성이 비등하다는 얘기다.

시장의 기대가 낮아진 만큼 연준 위원들도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위원들은 내년 두 차례, 내후년 한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추정했으며, 2020년 말 최종 금리는 3.00-3.2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 '선제 안내' 수정에 무게…지표 의존도 높일 듯

연준의 전망치가 하향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최소 2020년에는 리세션(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WSJ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전문가들의 50% 이상이 2020년부터 미국 경제가 리세션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올해 1월부터 연준이 사용했던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가 성명서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1월 말 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은 지난 11월 회의에서 이러한 선제 안내 문구를 "지표 평가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문구로 성명서를 전환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월 초 기자간담회에서 연준이 앞으로 금리와 관련한 선제 안내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지표에 더 의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금은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강한 선제 안내를 제공할 능력이 크지 않은 시점"이라면서 "긍정적이든 덜 긍정적인 것이든 경제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는 통화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BOA-메리릴치는 이번 성명에서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이라는 문구가 삭제되고, 지표 의존도를 강조하는 문구가 삽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SG의 오마르 샤리프 이코노미스트도 보고서에서 "추가적인"이라는 단어가 삭제되고, 향후 나오는 지표와 같은 전망(outlook)에 의존할 것이라는 점을 새로이 언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장 기반의 인플레이션 보상 지표가 하락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실업률에 대한 묘사가 약간 약화할 것으로 샤리프는 예상했다.



◇ 파월 기자회견 주목…불확실성 증가 인정

시장의 관심은 파월 의장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다.

SG의 샤리프는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지표에 의존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오는 지표에 따라 어느 방향이든 경로를 재빨리 조정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은 지난 10월 연준의 금리가 '중립금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발언하면서 주가 폭락을 야기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현 금리가 중립금리 추정치의 바로 밑에 있다고 언급하며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파월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파월 의장은 11월 말 이코노믹 연설에서 "앞으로 나오는 경제 및 금융 지표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을 매우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미리 정해진 경로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지표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향후 경로를 예측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BOA-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이번 주 파월이 약해진 글로벌 성장세와 타이트해진 금융 환경 등 여러 위험으로 전망에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은 파월이 연준의 금리가 중립금리 추정치의 하단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재차 언급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에 있어 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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