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투자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약 30조원 규모의 고용노동부 기금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고용보험기금과 산업재해보험기금 전담 운용 계약이 내년 중순 만료된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주간운용사 계약이 만료되기 전인 3월 말에서 4월 사이에 주간운용사 선정 공고가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재보험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고용보험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이 공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산재보험은 삼성자산운용이 주간운용사를 맡고 있으며 운용 규모는 약 20조원이다.

고용보험 운용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이 주간운용사를 맡아 자금을 관리 중이다.

두 기금의 규모는 4년 전 약 10조원에서 3배가량 증가했다. 앞으로는 기금 증가 규모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두 기금의 규모가 30조원에 달하는 데다 주간 운용 계약 기간도 4년으로 길어 이번 주간운용사 선정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일단 자금을 유치하게 되면 4년 동안 일정한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금의 규모가 커진 만큼 복수 주간운용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장기적으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을 잡기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플랫폼사업본부를 신설해 조직을 정비했으며 KB자산운용도 올해 OCIO 본부를 신설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비교적 일찌감치 OCIO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NH투자증권도 올해 중순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 위탁 운용 기관에 선정되며 OCIO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내년 주간운용사를 선정하는 첫 기금이기 때문에 각 회사가 각자의 방법으로 공모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금에 따라 관련 조직과 인력, 운용 경험 등 원하는 자격 요건이 다른 데다 선정 기준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어 여러 각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도 "OCIO 시장은 자금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르고 향후 퇴직연금 사업까지 확대될 수 있어 증권사로는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라며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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