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국민은행은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내년도 경영전략 키워드로 내세웠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할 예정이어서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모든 영업방식과 기업문화에 디지털을 녹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디지털 KB'로 인터넷銀 뛰어넘는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KB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포했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은행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한 현실을 인지하고 그에 걸맞게 조직과 직원을 탈바꿈하겠다는 취지에서다.

2025년까지 4천 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2조 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선 국민은행은 내년에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앱(APP)을 고도화해 금융권 앱 순위 상위 3위 안에 진입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잡았다.

경쟁자인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위해 오픈 API 플랫폼도 강화한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해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늘리고, KB 이노베이션 허브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발굴과 기술 업체와 전략적 제휴도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입행하게 될 신입 행원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교육도 할 계획이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관련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다.

행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탐험대와 디지털 전문가 양성코스인 디지털 아카데미 등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中企 대출로 돌파구 마련

국민은행은 내년 우량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그간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중심의 여신 영업은 어려울 수밖에 없어서다.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전제로 건전성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금리가 상승하면 취약 차주가 증가하고, 소호 대출 리스크가 가계대출로 전이되거나 한계 기업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소호와 가계 여신의 차주를 통합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상황에 대비해 수출업체와 제조업체 등 전후방 글로벌 밸류 체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산업별 조기경보 시스템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 직원·고객이 중심되는 수평 문화 조성

국민은행이 디지털과 함께 강조하는 혁신 중 하나는 직원과 고객이 우선되는 수평 문화 육성이다.

취임 2년째를 맞이한 허인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직원들과의 소통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왔다.

국민은행은 내년 4월부터 전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유니폼 착용 제도를 폐지한다.

직원 마음검진 프로그램을 통한 스트레스 진단도 한다.

현재 논의 중인 직급 단순화는 검토를 거쳐 가능하면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고객 중심 은행 역시 허 행장의 취임 당시 일성이다.

고객 친화적인 영업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별 최적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도 그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내년에도 은행과 중권이 합쳐진 WM복합점포 개설을 지속해서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년은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규제 완화로 디지털 환경의 경쟁이 더 가속화 할 것"이라며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증가 축소와 함께 금리 인상, 무역전쟁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디지털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 전략을 선제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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