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내년 국내 상장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올해의 이익 규모를 밑돌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증시 전반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17일 퀀트 보고서에서 "(당사에서 예상하는)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가 208조5천억원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6월 말 당시 예상 수준이었던 235조원에 비해 11%가량 줄어든 수치다. 올해 예상되는 코스피 영업이익 205조원과 거의 차이가 없는 데다 최근 이익 하향 조정폭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밑돌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올해 4분기 실적 역시 빠르게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하나금투에 따르면 정유업종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달 전보다 12.4% 낮아졌다. 전기장비 마이너스(-) 11.7%, 반도체 -9%, 제약 -6.7%, 화장품 -5.8%, 가전 -5.1%, 항공 -3.3%, 자동차부품 -2.3% 등 대부분 업종에서 실적 하향이 관찰됐다.

디스플레이패널(+10.4%)과 국방(+8.4%), 통신서비스(+3.6%), 기계(+1.0%) 업종 등의 실적은 상향됐다.

이경수 하나금투 퀀트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 하향 조정을 기반으로 내년 추정치를 낮춘다는 것은 내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익 하향 조정의 중심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의 대형주로 평가됐다. 시장 전반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월 이후 코스피 중형주는 9%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코스피50의 -1.5%를 압도했다"며 "2016년과 2017년 초대형주 강세의 되돌림으로 보이는데, 그 중심에는 부진한 반도체 주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대형주의 이익 부진은 기관의 매도로 이어지지만, 매도한 금액을 모두 현금으로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매도한 대형주보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대상으로 이동하는데 이는 중소형주 등 개별종목에 대한 큰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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