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극도의 위험회피가 나타나며 다시 큰 폭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FOMC 회의를 앞두고 뉴욕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공급과잉 우려가 다시 부상하며 1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둔 경계감이 지속했다.

시장은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 이후 내년 금리 인상 중단 힌트를 줄지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과 연준의 점도표 등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연준을 향해 "믿을 수 없다"고 다시 압박했지만,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22.3에서 10.9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시장 전망치인 21.0을 크게 밑돈 결과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2월 주택시장지수는 56으로, 전월 60보다 하락했다. 2015년 5월 이후 가장 낮다. 전문가들 전망치는 61이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7.53포인트(2.11%) 급락한 23,592.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4.01포인트(2.08%) 하락한 2,545.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6.93포인트(2.27%) 급락한 6,753.73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월 3일 기록한 고점 대비 10% 이상 내리며 지난주 조정장에 진입했던 다우지수는 이날 더 떨어졌다. 이틀간 다우지수의 하락폭은 1,000포인트 이상이다.

3대 지수가 전 거래일 모두 조정장에 접어들었는데, 이는 201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또 이날 S&P500 지수는 2,530.54까지 떨어져, 지난 2월 기록한 장중 저점인 2,532.69를 하회했다.

12월 들어 다우지수와 S&P500 지수의 수익률은 1931년 대침체 이후 최악을 향해 가고 있다.

최근 중국과 유럽 등 잇따른 경제지표 둔화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증시는 좀처럼 상승 반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 부진 여파는 계속됐다. 여기에 미국 제조업, 부동산 지표 역시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하회해 우려를 더욱 키웠다.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시장의 투자심리를 되살릴 만한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둔 경계감이 지속했다.

연준이 내년 경제에 대해 어떤 전망을 할지, 완화적인 발언으로 증시를 안심시킬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락한 점 역시 증시에 부담을 줬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6% 급락하며, 50달러대를 내줬다. 공급과잉 우려가 다시 부상하며,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달러대를 내줬다.

에너지주는 물론 소비주, 헬스케어 등 거의 전 업종이 하락했다.

소형주 지수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52주 신고가에서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오바마케어 위헌 결정에 헬스케어 주가가 하락했고, 소비주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의 경고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BoAML은 베스트 바이에 대해 TV, 애플 제품 등 주요 판매품목 우려가 지속해 성장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에 베스트바이가 5.7% 하락했으며, 아마존 역시 4.46% 떨어졌다.

말레이시아 검찰이 전임 총리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형사 기소한 영향으로 골드만삭스가 2.7%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둔화 우려로 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의 존 스톨츠푸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10거래일을 남겨둔 올해 증시의 산타 랠리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며"펀더멘털과 상대적으로 싼 밸류에이션으로 내년 주식시장이 상승할 수 있지만, 현재 투자심리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이는 부정적인 투자심리에 시장이 잠식돼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2.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36% 상승한 24.5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4bp 내린 2.857%를 기록했다.

국채 30년 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0bp 하락한 3.114%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1bp 하락한 2.702%에 거래됐다.

이날 국채수익률 하락 폭은 지난 7일 이후 가장 가팔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 15.8bp에서 15.5bp로 소폭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FOMC 회의가 다가오며 장 초반 미 국채시장은 관망세를 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위험회피 심리가 짙어지며 뉴욕증시의 낙폭이 커졌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값 상승 폭도 커졌다.

최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조정영역에 진입하는 등 증시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가속 우려는 줄었고, 중국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는 한껏 고조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연준이 오는 18~19일 회의에서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지만, 내년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12월 인상 이후 금리 인상 중단 힌트를 줄지를 시장이 주시하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과 연준의 점도표 등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9월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은 올해 한 번 더 금리 인상과 내년 3번의 인상, 2020년에 한 번 이상의 금리 인상을 각각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2번으로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긴축적인 금융 환경으로 성장률이 늦춰지기 시작했다며,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리스의 신 다비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내년을 앞두고 시장은 연준의 실질 금리가 너무 높은 데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뉴욕증시 부진과 달리 미국 경제 성장률은 연준이 긴축정책 속도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날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9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주택지표는 3년 6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준 외에도 이번 주에는 미 국채시장이 주목할 이슈들이 많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등 경제지표가 나온다.

이날 제조업과 부동산 관련 지표가 시장 예상을 대폭 밑돈 데다, 연준이 점차 지표 의존적으로 정책을 가져갈 수 있어 경제지표 민감도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본은행(BOJ)과 영란은행(BOE) 등의 정책 결정 회의도 예정돼 있다. 또 내년 1월 중순으로 브렉시트 합의안 관련 英 의회 투표가 연기된 가운데 브렉시트 관련 소식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미 국채시장은 뉴욕증시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주가 하락이 계속되며 안전자산인 국채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커졌고, 경제지표도 이날 전반적으로 약했다"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여전히 2.82% 근처에서 지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74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384엔보다 0.637엔(0.56%)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45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003달러보다 0.00449달러(0.40%)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9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13엔보다 0.22엔(0.17%)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4% 내린 97.139를 기록했다.

오는 18~19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달러에 경계심이 작용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은 계속해서 약해지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볼 때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오는 19일 금리가 25bp 인상될 가능성은 77%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의 경우 어떤 달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지목되지 않고 있다.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3번의 금리 인상이 나타나지만,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덜 확신한다.

달러지수는 미국 외 다른 나라의 경제지표 부진, 정치적인 불안 등으로 지난주 18개월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라보뱅크의 피오트르 마티스 이머징마켓 통화 전략가는 "달러 투기세력의 롱 포지션이 지난 11일로 끝난 주간에 더 줄었다"며 "글로벌 경제 둔화가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시기에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정책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에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의 금리 결정 회의도 이번 주 예정돼 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 콘퍼런스에서 어떤 말을 할지에도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내년 1월 중순으로 연기된 가운데, 브렉시트 관련 우려도 계속되는 중이다.

최근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엘람 선임 시장 분석가는 "브렉시트는 향후 몇주 파운드화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운드-달러는 0.25% 오른 1.26123달러를 기록 중이다.

아문디 자산운용은 내년 중앙은행들의 정책이 시장 심리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문디는 "성장 둔화와 금융 환경 약화 가능성으로 연준이 추가 긴축에서 멀어진다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시나리오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점차 금리 인상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ECB의 `위험 균형'이 하락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고, 프랑스의 저항도 강해지고 있어 유로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유로가 강세를 보이려면 여전히 몇 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달러가 현 수준에 머물겠지만, 유로는 단기적으로는 시장보다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2달러(2.6%) 급락한 49.8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이날 고점은 51.87달러였다.

중국의 경제지표 둔화 등에 따라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깔린 가운데 공급과잉 부담마저 더해져 유가를 끌어내렸다.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업체인 젠스케이프는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지난 11~14일 원유 재고가 100만 배럴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원유 공급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이 지역의 공급을 주시하고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분석가는 "쿠싱 지역의 재고 숫자가 예상보다 높았다"며 "더 많은 공급이 있고 수요는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플린 분석가는 "시장은 여전히 공급과잉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이 월간으로 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증가로 글로벌 원유 재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WTI는 10~11월에 30% 정도 떨어졌다. 이후 산유국들의 감산 약속으로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며 지난 3주간 다소 안정되는 듯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와 같은 비OPEC 국가들의 감산 계획이 시장 균형을 맞추는 데 충분할지 의심하고 있다.

OPEC 등은 내년 1월부터 하루 120만 배럴가량의 감산에 합의했다.

4월 회의에서 감산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의 셰일유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OPEC 등은 힘든 과제를 안고 있다. OPEC의 주요 중동 석유 생산국들은 미국에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빼앗기고 있어서 예산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이번 달 들어 러시아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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