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연설을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의 경제 운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시 주석의 '스트롱맨' 리더십이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1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인민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시 주석의 경제 정책과 운영,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응하는 시 주석의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는 보도다.

WSJ에 따르면 일부 공산당 당원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과의 관계 악화 등을 지적하며 시 주석이 지나친 권한을 행사해 정책적인 실수를 범하고 패권국으로 도약하는 중국의 성장을 뒷걸음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위 지도층에서도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이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WSJ에 따르면 중국 정치권의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참석한 두 개의 연설에서 시 주석을 언급하지 않았다. 통상 총리가 대부분의 연설에서 시 주석을 언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리 총리는 시 주석 대신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을 언급했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이자 무역협상 담당자로 꼽히는 류허(劉鶴) 부총리는 최근 외국 관료들에게 중국은 개방을 가속하고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정치가 베이징의 손을 묶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이 인용한 공산당 선임 관료들은 새로운 조치를 승인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시인했다.

연초 이 관료들이 각종 포럼 자리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중국의 성장과 개방을 담보할 새로운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는 상반되는 상황이다.

스티브 창 소아즈대학(SOAS) 중국 전문가는 "시 주석의 접근법에 대한 반대 의견과 불만이 있었다"면서 내부 불만의 이유는 경제의 둔화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시앙 송주오 런민대 교수는 지난 주말 한 포럼에 참석해 중국의 경제가 '정치 진흙탕'에서 뒤죽박죽이 되는 것이 경제의 약점이며 이 같은 현상으로 산업계에서는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영 기업들이 직면하는 진짜 문제는 자금조달이 비싸거나 어렵기 때문이 아니다"면서 "(진짜 문제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정책적 불확실성이다"고 말했다.

다만 창 전문가와 WSJ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직 당 내부 질서를 잡고 있으며 두드러지게 반대 의사를 표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통해 개혁·개방 성과를 보고하고 향후 개방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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