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롯데카드의 채권이 같은 신용등급의 카드채 대비 유독 높은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롯데카드의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8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 만기별 크레디트 스프레드(화면번호 4787)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AA0'다.

'AA0' 등급의 다른 카드사들은 하나카드와 우리카드가 있다.

같은 'AA0' 등급이지만 수익률 곡선을 겹쳐 보면 롯데카드는 민간평가사가 책정하는 같은 등급의 카드채 벤치마크보다 금리가 높다.

반면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수익률 곡선이 벤치마크보다 아래에 위치하며, 곡선도 겹치는 양상을 보인다.





<'AA0' 등급 카드채 수익률 곡선. 순서대로 롯데카드(주황), 민평 3사 벤치마크(파랑), 하나카드(연두), 우리카드(보라)>



롯데카드 채권이 등급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이유는 롯데카드 매각 이슈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매각 이슈가 나온 뒤 운용사들이 롯데 카드채를 매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카드는 원래 매각 이슈에 시달려 민평사의 등급보다는 금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BNK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우리카드,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 등을 인수 후보자로 꼽고 있다.

다만 다른 회사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더라도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채권 금리가 높은 현상은 심리적인 측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배구조 변화에 국한하면 확률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카드채 매수자 입장에서는 위험하다고 강조해야 싸게 살 수 있다"며 "리스크 규제가 강한 운용사들은 이슈와 관련된 채권을 빨리 처분해야 하므로 매수자들이 그런 이야기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 이슈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체적인 리스크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운용사들이 롯데카드채를 매도해야 하는 입장이 될 수 있고, 매수자들은 이를 지렛대로 삼는다는 설명이다.

김기명 연구원은 "최근 민평사 수익률 곡선 대비 롯데카드의 스프레드가 벌어지긴 했다"며 "다만 향후 매각과 관련해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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