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에 대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기업가치가 증가함은 물론 부채비율이 개선돼 재무 안전성이 강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18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M측과 체결한 '주주 간 분쟁 해결 합의서'에 근거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국GM은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서 한국GM을 생산법인과 R&D법인(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으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찬성표를 던졌다.

산업은행은 R&D법인의 분리가 기업가치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이는 한국GM의 GM테크니컬센터가 체결한 기술계약 조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계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GM의 R&D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와 GM 기술회사(GTO)가 체결하는 '엔지니어링 서비스 계약'과 생산법인과 GM 기술회사가 맺는 '기술라이센스 계약'이다.

모두 다른 해외법인이 GM 기술회사와 체결하는 수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비해 낮은 수수료(fee)를 지출한다고 산업은행은 전했다.

진인식 산업은행 투자관리실장은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의 계약구조를 유지하는 것에 비해 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검토됐다"며 "조건과 기간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유리하게 협상했고, 기간이 장기확약되는 측면이 있어 그 부분이 긍정적인 효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GM이 손실 보는 부분은 없다. 그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한국GM의 R&D 법인은 앞으로 글로벌GM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을 중점적으로 연구·개발한다. 산업은행은 이를 두고 중점연구개발 거점이라고 표현했다.

진 실장은 "GM의 전략차종 R&D 거점이 되면서 생산법인의 안정화에 기여하고, 신차개발에서 국내 R&D 법인이 참여해 다양한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품공급률 증가, 부품공급의 신규창출, 협력업체의 신규고용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 등 국내 차 부품산업의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회장도 "차 모델을 개발할 때 부품업체가 옆에 있으면 협조해 개발한다"면서 "부품사가 유리한 입장에서 추후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한국GM의 R&D 법인과 부품업체가 협동해서 차를, 예를 들면 CUV를 개발하면 부품업체도 엔지니어 고용이 있을 것이고 개발해서 만든 부품을 한국GM 생산공장에 더 유리하게 공급할 수 있다"면서 "한국부품산업에서 (부품공급액수) 적지 않게 늘어나는 거로 기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은행은 특히 GM으로부터 '10년뿐 아니라 그 이상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확약받은 것을 성과로 내세웠다.

지난해 5월 생산법인의 물량에 대해서는 10년 동안 확약을 받았지만, 그 이상 국내에 머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GM은 아울러 '추가 R&D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산업은행과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R&D 법인분리를 중지시킨 게 이번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게 된 비결로 꼽았다.

앞서 한국GM은 지난 10월 임시 주총을 열고 산업은행의 반대에도 R&D 법인을 인적분할하는 내용을 담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산업은행은 최초 주총 개최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지만 1심서 패소했다. 이후 '임시 주총 결의 효력 및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신청 취지를 변경해 항소했고, 법원은 이를 수용했다.

경영 정상화를 서둘러야 하는 GM 측은 당황했고, 앞서 언급한 한국GM에 유리한 여러 가지 조건을 산업은행과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노조에서 심도 있게 검토를 한다면 기존 계약과 비교해 손해, 손실, 피해 보는 부분이 없는 반면 경제적 이익이 될 부분이 많아 반대만 하기보다는 진지한 협의, 대화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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