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펀드매니저 절반 이상이 향후 주식시장과 경제에 대해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12월 펀드매니저 조사 결과에 따르면 53%의 펀드매니저들이 향후 12개월 동안 글로벌 경제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1월의 44%에서 약세론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비관론이다.

펀드매니저들은 현재 미국 달러에 가장 많은 롱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10개월 연속 이들 펀드매니저들이 굴리는 스마트머니가 가장 선호했던 롱 포지션은 '팡'(FAANG,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BAT'(중국 대형 기술주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이었다.

펀드매니저들이 달러를 가장 선호하는 거래대상으로 보고한 최근 기록은 2014년 10월~2015년 9월의 12개월이었다. 당시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적으로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BAML의 마이클 하넷 투자 전략가는 "현재 펀드매니저들이 달러로 많이 몰리는 이유는 주식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약세론에 근거한다"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근접했다는 믿음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가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성장주에서 안정적인 투자로 자금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12월 조사에서 월간 채권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유틸리티와 같은 방어주로 대거 돈이 이동했다.









현금 비중 역시 늘었다. 펀드매니저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월 4.7%에서 이번 달 4.8%로 증가했다.

하넷 전략가는 "위험자산에 대한 반발매수 신호를 촉발하기에는 아직 이 수준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US뱅크의 에릭 위간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성장, 무역 정책,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등에 대한 더 명확한 결과를 기다리며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을 줄였다"며 "기관투자자들은 후퇴했고, 좀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간드 매니저는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탄탄한 기업 실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려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다만 4분기 실적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며 글로벌 경제가 나빠지면 이에 압도될 수 있다.

조사에 응한 펀드매니저 37%는 무역 전쟁 움직임이 향후 몇 개월간 경제에 가장 큰 위험이라고 지목했다. 양적 긴축이나 중국 경제 둔화를 지목한 펀드매니저들의 2배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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