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공정거래법상 각종 지주회사 규제가 우리나라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이 지목한 규제는 지주회사의 금융사 보유 금지,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금융 지주회사의 일반자회사 보유 금지 등이다.

해외의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자회사를 보유하면서 계열금융사를 활용한 시너지 창출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공정거래법상의 규제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저하한다는 불만이다.

한경연은 "운영수입으로 세계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지난 2004년 5월 에어프랑스그룹이 네덜란드 항공사 KLM그룹을 인수해 형성된 지주회사"라면서 "에어프랑스-KLM그룹은 금융, 보험 계열사를 보유하면서 항공 관련 금융·보험서비스 산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백화점, 슈퍼 등 다양한 산업군의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이지만, 금융 계열사인 세븐뱅크도 자회사로 보유하면서 편의점에 ATM기를 설치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연은 "워렌 버핏이 약 17%의 지분을 소유한 미국의 보험지주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는 건전지로 유명한 듀라셀을 인수했고, 그 외에도 에너지, 리테일 등 다양한 산업분야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버크셔 헤서웨이가 한국기업이었다면 공정거래법 규제로 금융지주회사로서 일반 사업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주회사의 비계열사 지분 5% 이상 보유금지 규정으로 다양한 지분투자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활발한 기업활동을 펼칠 때 우리 기업들은 낡은 공정거래 규제로 기존 사업마저 포기해야 한다며, 최근 지주회사로 전환한 롯데지주는 지주회사 금융사 규제로 카드사 등을 매각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 지주회사 규제가 도입됐던 1999년의 경제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며 "현재 상황에 맞게 규제를 대폭 정비할 때가 됐다. 글로벌 기준에 맞는 제도 개선을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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