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새해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잇달아 인상될 예정이지만 손해보험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보험료 인상분이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해 손해율 개선 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내달 16일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4%와 3.5% 인상할 예정이다.

같은 날 메리츠화재는 3.3%를 올리며 KB손해보험은 1월 19일부터 3.4% 인상한다.

삼성화재와 한화손해보험도 내달 중순 이후 자동차보험료를 올린다. 인상률은 평균 3% 초반대로 예상된다.

업계 상위권 손보사들이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면서 중소형 손보사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보업계는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이 적정 손해율인 78~80% 선을 맞추기에는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11개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7%로 전년 동기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폭염 등 계절적 영향으로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자동차보험 영업이익도 2천10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화재가 83.0%로 5.3%포인트 상승했고, 현대해상과 KB손보가 82.2%와 85.1%로 4.3%포인트와 6.5%포인트 올랐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손해율도 83.9%와 79.7%를 나타냈다.

애초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을 최소 7~8%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최저임금 인상에서 비롯된 보험금 지급 증가, 폭염에 따른 사고 증가 등으로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표준 정비요금이 현재보다 평균 2.9% 오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손보사들은 이 체계에 맞춰 정비업체들과 재계약을 맺어 정비요금 상승은 자동차보험 원가 인상에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손보업계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대형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평균 3%대 인상으로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율 검증 작업에 시간이 걸리면서 애초 보험사들이 내년 1월 초 계약부터 보험료 인상분을 반영하려고 했지만, 중순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한 인상 시기를 늦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3% 수준의 인상률은 정비수가 인상분에 그쳐 실질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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